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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점점 사그라들기 시작하면서 이젠 저녁이 되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 때쯤이면 피부나 머리카락을 비롯한 표면의 수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눈도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 중 하나라는 점을 잊어버리곤 한다. 특히 요즘은 눈 건강이 사계절 주의보가 내릴만큼 중요하다. 울산병원 안과전문의 나윤협 과장으로부터 안구건조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울산병원 나윤협 안과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병원 제공
울산병원 나윤협 안과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병원 제공

눈 표면의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돼 코눈물관을 통해 코 쪽으로 배출되거나 눈 표면에서 증발한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 표면에 눈물이 고르게 퍼지면서 각막과 결막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적셔서 눈꺼풀과의 마찰을 줄인다. 

# 눈 피로해져 잘 뜰 수 없고 눈앞 흐려 보이기도
또한, 눈물 속에는 여러 항균 성분이 있어 눈에 침입한 병균을 죽이는 역할도 한다. 혈관이 없는 각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도 눈물의 몫이다. 이렇게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이 다양한 원인으로 양이 줄거나 질에 변화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바로 안구건조증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건성안 또는 눈 마름 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건조한 느낌이 들고 화끈거리고 눈이 충혈되거나 눈앞이 흐려 보이는 경우도 있다. 눈이 피로해 잘 뜰 수가 없고 눈을 감으면 잠깐은 편하지만 눈을 뜨면 증상이 심해진다.

# 건조해도 외부 자극 따른 눈물 흘러
이젠 계절과는 관계없이 모든 계절에 안구관리를 해야 한다. 가을이나 겨울에 안구건조 증상이 심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 몇 년간 안구건조증 외래 진료 환자 수가 계절과 관계없이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건조한 계절에는 으레 가습기를 틀어 실내 습도를 조절하려 하지만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면서도 실내 습도 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할 경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아 눈물이 필요 이상으로 증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안구의 습기 관리는 계절에 상관없이 신경 써야 한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잦은 질문 중 하나는 눈이 건조한데 눈물이 자꾸 난다라는 질문이다. 눈물이 없어서 생기는 질환이라면서 왜 눈물이 자꾸 나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자극' 때문이다. 눈물은 눈 표면을 부드럽게 보호하는데 이 보호막이 부실해지면 당연히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건조해서 민감해진 눈 표면이 자극받으면 마치 눈에 티끌이 들어갔을 때처럼 반사적으로 눈물이 흐르게 된다. 찬바람을 맞았을 때, 반대로 차 안에서 뜨거운 히터 바람을 정면으로 맞았을 때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한다. 

# 인공눈물로 부족하다면 눈꺼풀염증 원인일수도
사계절 내내 가습기를 틀어놓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눈물이 쉽게 증발되고 잘 분비되지 않는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야 한다. 눈물층은 각막 쪽에서부터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나뉘는데 수성층이 부족한 경우에는 인공 눈물을 넣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지방층이 부족한 경우에는 눈꺼풀 염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

먼저 '꾸준한 눈 움직임'이다. 보통 사람은 1분에 15회 정도 눈을 깜빡인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보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눈을 깜빡이는 행동이 눈물을 나오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눈꺼풀에 위치한 기름샘을 촉진시켜서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보느라 이러한 행동이 줄어들면서 안구건조증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20분에 한 번씩 눈을 지그시 감아 주거나 눈을 깜빡이는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한다.

# 미처방 안약 장기 사용 안압상승 등 부작용 주의
그리고 '마사지하기'다. 손가락을 이용해서 눈꺼풀을 마사지하는 것 또한 이러한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에 위치한 마이봄샘이라는 것은 눈꺼풀의 수직 방향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충분하게 마사지를 해줘야만 하는데 위 눈꺼풀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 눈꺼풀은 아래에서 위로 쓸어 주듯이 마사지를 해줘야 하며 마사지가 된 후에는 기름이 눈에 자연스럽게 퍼질 수 있도록 눈을 지그시 감아주는 것이 중요한다. 

또 '메이크업 후 클렌징 신경 쓰기'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아이 메이크업이 잘 지워지지 않아서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아이라인을 점막에 그리거나 속눈썹을 붙이는 것을 일상화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클렌징에 신경 써야만 한다. 이렇게 클렌징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에는 기름 출구가 막히기 때문에 눈이 더 건조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클렌징을 진행할 때 아이 리무버를 통해서 꼼꼼하게 구석구석 메이크업을 지운 뒤에 이차적인 클렌징을 해야한다.
 

나윤협 울산병원 안과전문의·과장
나윤협 울산병원 안과전문의·과장

그리고 냉·난방기를 가동할 때는 가습기도 함께 사용해 실내 습도를 맞춘다. 특히 40~50분 정도 컴퓨터 작업이나 근거리 작업을 했다면 잠시 눈을 쉬게 하거나 10분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조절근의 긴장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인공 눈물을 사용하되 안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인공 눈물이 아닌 안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나 혈관수축제 성분이 들어있는 안약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따뜻한 물수건으로 5~10분 정도 눈가를 온찜질 해주는 것도 좋다.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거나 운전할 때는 자외선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찬 바람이 불거나 실외에서 눈물이 흐르는 경우에는 보안경을 착용해 자극을 줄여준다. 이처럼 평소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우리의 생활습관으로도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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