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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피아니스트
백건우 피아니스트

중구문화의전당(관장 한은숙)이 23일 오후 7시 30분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피아노 연습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곡에 도전하는 그를 사람들은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 부른다.


 백건우는 매년 다른 작곡가의 삶과 음악을 조망하고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쇼팽과 슈만에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를 택했다. 그라나도스는 스페인 민족음악을 바탕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선율을 그려낸 인물로 파야, 알베니즈와 함께 스페인 출신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힌다.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그라나도스가 남긴 걸작 가운데 하나인 피아노 모음곡 '고예스카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곡은 그라나도스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람회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스페인 특유의 색채가 녹아있다.


 백건우의 고예스카스는 그의 꿈이자 또 다른 자아로, 그가 반세기 전부터 묵묵히 꿈꿔온 음악이다. 서정적이고 강렬한 백건우의 음악은 색채감이 뚜렷한 스페인 정경, 고예스카스 안에서 가득 피어난다. 열정, 사랑, 우아함과 끝없는 상상력이 가득 담겨있는 이번 공연은 휴식시간(인터미션) 없이 한 호흡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우리 안에 잠들어있는 이국적인 감수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지금까지의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과는 또 다른 차원의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1956년 열 살의 나이로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며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1969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았고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 1974년 런던 위그모어홀, 1975년 베를린 필하모니홀 등에서 독주회를 가졌으며 일로나 카보스, 벨헬름 켐프, 귀도 아고스티 같은 대가들을 사사하며 꾸준히 음악에 정진했다.


 백건우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연주에 전념하고 있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 문화 기사훈장'을 받았다.


 2020년, 2021년에는 슈만 신보를 발매하고 '백건우와 슈만' 리사이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올가을 2년 만에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를 담은 신보를 발매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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