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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은 어떻게 다를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증상이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이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이라 생각해 류마티스관절염인데도 불구하고 장시간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닮은 듯하지만 전혀 다른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해 울산대학교병원 임두호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로부터 알아본다.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대병원 제공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대병원 제공

무릎 등 관절이 쑤시고 아픈 퇴행성 관절염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괴롭히는 주요 질환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든 사람에게 관절염 의심 증상이 생기면 무조건 퇴행성 관절염일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에 따라서는 원인 및 진행 양상이 전혀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관절 많이 써 연골 닳아 발병하는 퇴행성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원인부터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에 과도한 부담이 주어지거나 관절을 오래 사용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부딪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해 관절을 감싸고 있는 윤활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점차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나가면서 관절 파괴와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다시 말해 간단하게 정의하면 퇴행성 관절염은 뼈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으면서 통증과 부종이 생기는 질환이고, 류마티스 관절염은 연골의 퇴행에 의한 관절염이 아니라 몸 안의 면역세포가 자기 자신의 관절 조직을 스스로 공격해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증상과 염증 부위에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허리와 무릎 등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 비대칭적으로 통증이 발생하며 관절을 사용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 일시적 통증 사라져도 내부 손상 현재 진행형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 발생 부위가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발목 등 작은 관절로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옮겨 다니며 왼쪽과 오른쪽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하루 중 자고 일어났을 때 통증과 뻣뻣함이 가장 심하고 움직일수록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에서는 볼 수 없는 피하 결절, 공막염, 혈관염, 간질성 폐렴 등 관절 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행성 질환으로 보통 발병 후 1년 이내에 관절 변형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빠른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의심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도 관절 변형이나 기능 손상이 계속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

# 류마티스 의심증상 2주 이상 지속 시 검진 필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항류마티스 약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병인과 연관된 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종양괴사인자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면서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운동치료도 중요하다. 가벼운 체조, 걷기, 수영 등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간혹 환자들 중 제대로 된 약물치료를 받는 대신 건강보조식품을 약으로 여기고 먹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근본적 치료가 못 된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꾸준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다스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치료 시기를 놓쳐 관절 변형이 진행돼 버리면 뒤늦게 약물치료를 한다 해도 원래대로 돌이킬 수 없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경과가 좋으므로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을 이겨 나가길 바란다. 정리=김경민기자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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