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에 참석할 때나 공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방역 당국이 본격적인 '출구 전략'에 들어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된다. 이와 함께 방역 상황과 생활 불편 등을 감안해 위험성이 낮은 방역규제는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하나씩 해제해 나가겠다고 한다.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는 오미크론 재유행이 지나고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판단돼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BA.5 변이가 우세했던 여름철 재유행 기간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떨어졌고 사망자는 물론, 신규 확진자 역시 올 초 유행 때보다 크게 줄었다는 게 이유다. 이는 BA.5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국민 97% 항체 보유


 코로나19 출구 전략 청신호는 또 있다.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 백신접종과 자연감염을 통해 약 9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은 약 57%로, 같은 기간 확진자 누적 발생률 38%보다 약 1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 내외의 미확진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신규 변이 확산이 없다면 당분간 유행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인 팬데믹 종식에 우리만 뒤처질 이유는 없을 터이다. 특히 일상 회복을 통해 경제회복을 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 나오고 있는 때라 이번 조치가 더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항체양성률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고 새로운 변이에는 무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엔데믹이 자주 언급되고 있지만 엔데믹이 코로나19의 종식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근거도 아직은 없다. 상황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는 변수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중 하나가 숨은 감염자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추이를 보더라도 항체양성률이 100%에 가까워도 매일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항체 효과를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당면한 최대 난관이 코로나·독감 트윈데믹으로 규정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트윈데믹 우려 여전히 커 독감·코로나 백신 접종 적극 참여해야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물론 독감의심환자가 급증한 탓이겠으나 문제는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앓을 경우 사망률이 배 이상 높아진다는 데 있다. 두 질병의 증상이 유사해 진단과 치료에 혼선을 빚을 우려도 있다. 


 실제 방역조치를 해제한 호주가 코로나·독감 트윈데믹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새 변이가 발생해 유행하게 되면 코로나19 팬데믹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독감 예방 접종에 적극 참여하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배경이다. 합병증과 중증화 위험이 높은 어린이·임신부·고령층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게 개발된 모더나 2가 백신접종도 다음 달 11일부터 실시된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참여가 관건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코로나 엔데믹으로 가기 위해선 올 겨울이 큰 고비가 아닐 수 없다. 올겨울을 무사히 넘기지 못하면 내년 봄 엔데믹에 대한 기대는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끈기와 집중력을 잃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