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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재호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역의 특수성이 가장 많이 녹아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문화'이다. 사람들은 문화활동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는 심미적 만족을 얻고자 한다. 내가 지불하는 가치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사람들은 문화활동을 영위해 나갈 것이다. 문화활동은 도시 성장의 한 몫을 담당하게 되고 도시이미지 향상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된다. 


 문화를 통해 도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수성을 이끌어 내어 이를 자원화할 수 있는가를 점검하는데서 출발한다.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과거부터 지속해서 진행해 오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의 특수한 상황이 문화요소로 자원화하는데는 이미 구축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가진 패턴을 알아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이 가진 요소를 특성화하기 위해서는 도시 속에 숨어 있는 개개인들의 생각을 추출해 내어 공통된 생각이 무엇인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시민이 생각하는 공통의 욕구를 알 수 있다면 지역에서 추진해야 할 문화요소를 정책화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이 바라는 바를 충족시키면서 도시 이미지도 높이고 나아가 문화생활을 통해 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예컨대 2021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3세 이상의 사람들은 여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활동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는 사항이 '관광'활동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유효 응답의 45.2%에 이르니 상당히 높은 수치임에 틀림없다. 2015년 37.3%, 2017년 44.3%, 2019년 45.2% 등으로 최근 코로나19 유행을 감안하더라도 관광은 빼놓을 수 없는 시민의 제1의 여가활동이라 할만하다. 여가활동에 따른 '만족' 수준은 '보통'을 제외하면 31.2%로 '불만' 수준 19.7%보다 높게 나타난다. '불만'보다는 '만족' 수준이 높다는 것은 우선 긍정적이다.

한편 더 나은 만족도 제고를 위해 불만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 중 절반이 넘는 50.4%가 '경제적 부담'을 들고 있다. 비단 문화활동 뿐만이 아니더라도 늘 '경제적 부담'은 어느 요소에서나 존재하기 마련이긴 하다. 다만 그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 '교통혼잡', '다른 요소의 선택 대안', '관광이 담고 있는 내용' 등을 감내하더라도 내가 소비하려는 '관광'이라는 여가활동에 대해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경제적 부담'은 어느 정도 상쇄되었을 것이다. 즉 '경제적 부담'을 상쇄할 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화가 도시이미지를 만든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문화에 대한 정책 의지' 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하려는 '문화에 대한 소비 의지' 또한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문화정책 의지가 우선이냐, 문화소비 의지가 우선이냐라는 것은 결국 동전 상호 간 이면과 같은 것이어서 무엇이어야 한다고 단정하기 매우 어렵다. 콘텐츠가 제공해야 소비가 일어난다는 주장은 '정책 의지'를 강조한 것이며 문화 욕구에 따른 제공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문화 소비의 선행(先行)'이 주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물리적 문화자원이 풍성한 도시를 넘어서 시설, 사람,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문화도시'다. 이용 가능한 적절한 문화시설을 갖추고 사람들이 '이용하고 싶어지고, 풍부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며 구비한 도시, 그런 도시는 도시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든다. 도시민은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도시는 성장하는 선순환 과정을 갖게 된다. 도시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진다. 도시의 성장에 문화는 도시 미래를 이끄는 한 축이 되는 셈이다. 문화라는 주제는 시설, 사람, 프로그램의 세 박자가 서로 어우러질 때 '지속가능한 도시'를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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