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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신소재공학과 패이 리 박사(왼쪽)와 펑 딩 특훈교수. UNIST 제공
UNIST 신소재공학과 패이 리 박사(왼쪽)와 펑 딩 특훈교수. UNIST 제공

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Feng Ding) 특훈교수가 금 표면에 V자가 반복되는 헤링본 무늬가 나타나는 이유를 밝혀냈다. 

금은 과학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많은 재료다. 분자의 자기조립(self-assembly)을 유도하는 밑판이나 2차원 물질을 기르는 지지체로 활용된다. 탄소 나노 리본의 합성을 위한 촉매로도 금이 사용된다. 

따라서 원자 수준에서 금의 특성을 이해하는 일은 다양한 기술 개발의 바탕이 된다. 

'금(111)'은 표면 구조가 가장 안정적인데, 반세기 전에 이 물질의 원자 표면이 독특하다는 게 밝혀졌다. 

육안으로 보면 매끈한 표면인데 나노 수준에서 관찰하면 헤링본 질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무늬가 왜 나타나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펑 딩 교수팀은 금 표면의 질감이 독특한 이유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을 활용해 풀었다. 

계산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금 표면 구조와 물질 내부와의 관계를 풀어내는 데에 신기술의 힘을 빌린 것이다.

펑 딩 교수는 "전통적 접근으로는 10만 개 이상의 원자가 포함된 나노 구조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어렵다"며 "원자 단위의 움직임을 매우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인공 신경망 기술 덕분에 금이 갖는 특별한 구조의 원리를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금 표면의 최상층의 원자 수는 바로 아래층보다 4% 정도 더 많다. 

이 때문에 최상층의 몇몇 원자들은 불안정한 위치에 놓인다. 

최상층 원자가 이 위치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으려면 위로 조금 이동해야 하는데, 이때 금 표면에 변형이 생긴다. 이 결과 금 표면에 헤링본 무늬가 형성되는 것이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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