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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는 시기다. 한낮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하루에도 일교차가 10도 넘는 날들이 이어지곤 한다. 이럴 때는 손가락, 발가락, 손목 등 주요 관절이 뻣뻣하거나 붓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지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연령층은 30대 전후의 여성이지만 남성은 물론 소아부터 노인에 이르는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겪고 있다는 통계처럼 매년 류마티스 관절염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리라 추정된다.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신광배 과장(전문의)으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본다.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제일병원 제공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제일병원 제공

관절은 뼈와 뼈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신체 구조로 연골과 활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에 의한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연골의 손상이 나타나게 되며, 결국은 관절이 파괴되고 관절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질환이다. 그러나 증상이 관절에 국한되지 않는 전신적 질병이다. 

# 유전·세균·바이러스감염 주원인 스트레스·호르몬 영향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수는 25만명으로 매우 흔한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주로 발병하는 연령층은 30~50대이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자주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류마티스 관절염(혈청검사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 기준) 환자는 총 12만 4,894명이다. 이 중 여성이 전체의 약 80%인 9만 9,508명으로, 남성(2만 5,386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9만 9,508명) 중 30~50대는 4만 9,020명(30대 5,495명·40대 1만 5,178명·50대 2만 8,347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약 49%를 차지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은 나타나는 패턴과 빈도로 그룹을 나누게 되는데, 가장 흔하게 보이는 종류는 증상이 완치되지 않고 악화-완화를 반복하는 경우다(약 65%). 그 외 증상의 완치-악화를 반복하는 종류(20%), 증상이 악화됐다가 완전히 완화되는 경우(10%), 그리고 발병 후 증상이 악화만 되는 경우(5%) 등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초기 증세는 주로 손마디가 뻣뻣해지는 것이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난 직후에 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관절염이 무릎이나 팔꿈치, 발목, 어깨, 발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흔하고, 통증이 있는 마디를 만지면 따뜻한 열감을 느낄 수 있다. 관절 마디가 붓는 이유는 활막이 붓고, 그 주위에 관절 삼출액이라는 물이 차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면 관절의 연골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 마디가 휘어지거나 굳어져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는 장애가 생긴다. 또 다른 초기 증세로는 전신의 피로감이 있다. 

류마티스 질환은 각각의 질환에 특징적으로 진단적 가치를 지닌 증상이나 검사소견이 없으며, 여러 가지 소견을 종합해 진단해야 한다. 많은 환자에서 류마티스 인자, 자가 항체, 금섭기 단백의 변화, 활액 검사를 시행한다. 방사선 소견으로는 단순 방사선 사진, 초음파 검사, MRI, 골스캔 검사 등이 있다. 확실한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은 전형적인 증상과 함께 다른 염증 질환을 제외시킴으로 가능하며 진단하기 전에 관찰기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전문의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전문의

# 금연·충분한 수면·관절 무리 없는 수영 등 예방 도움
따라서 류마티스 질환을 진단할 때는 조조 강직(아침 강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세 부위 이상에 나타나는 관절염, 손 관절에 발생한 관절염, 류마티스 인자 양성 판정, 류마티스 결절, 방사선 검사상의 이상소견, 좌우 대칭적인 관절염 증상 등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 발병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폐경 초기에도 발병률이 높다고 하는데,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약물 요법으로는 호르몬의 일종인 스테로이드 제제 같은 1차 약이 있고, 인체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줘 류마티스 관절염 자체를 억제하는 2차 약이 있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돼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기존 치료에 반응이 미흡한 경우, 혹은 부작용 때문에 기존 치료제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이를 고려할 수 있다. 

예방 목적으로 수술 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요법은 관절 운동을 증진하거나 억제하고, 관절 변형을 교정하며, 관절의 안정성을 증진하고, 근력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첫째, 동통을 완화하고, 둘째, 연골이나 건의 파괴를 방지하며, 셋째, 관절의 기능을 향상해 일상생활을 복귀한다. 이 밖에 관절 고정술, 관절 성형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예방이 중요한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금연을 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되며 음식, 가공식품 등 위장관에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식습관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교감신경은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활성도가 감소해 우리 인체의 모든 분비와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데, 가능하다면 스트레스를 안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관절염 발생한 뒤라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이나 물속에서 걷기 등을 실천하기를 권장한다.  정리=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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