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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뉴노멀)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노력과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염두에 둘 것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은 물론, 예상치 못한 성격의 국가 재난 발생에도 혼란을 최소화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조성이다. 큰 틀에서 범위를 넓힌 재난메뉴얼 제작,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 등 공공의 선행적 역할이 강조되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중요한 부분이다. 울산신문과 울산연구원은 공동기획 마지막 네 번째는 '더 준비되고 안전한 일상'을 위해 우리가 쌓아야 할 새로운 사회 기반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시나리오 기반 대응방안 모색 필요
부울경 연합 협력적 방재 체계 마련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의 선행 강조

윤영배 박사
윤영배 박사

# 재난 대형화…도시 내구성 강화·협력방재 필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시대에 대비해서는 신종 감염병, 기후위기 등 일상에 다가온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재난의 예방뿐만 아니라 재난으로부터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회복력( Resilience·리질리언스) 강화가 필요하다. 

 울산연구원 윤영배 박사는 '회복력'이란 재난위험관리를 통해 외부의 충격에 견디는 적응능력(adaptability)과 재난발생 이후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하는 전환능력(transformability)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억제·저항(resistance) 중심의 재난관리에서 회복·복원 중심의 재난위험관리로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시대 상황이 반영된 핵심 개념이다. 

 윤 박사는 울산의 회복력 강화를 위해 신종 재난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과 유연한 대응을 위한 시나리오 기반의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한 물리적, 사회경제적, 제도적 취약성을 확인하고 저감하는 활동을 통해 도시의 내구성과 대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활동은 도시의 개발과 환경보호, 안전 확보가 통합적으로 추진돼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과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난이 행정 경계에 따라 발생하지 않고 최근 대형화 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부·울·경 광역 연합의 협력적 방재를 위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며, 인력·물품·장비·시설·시스템 등의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과 이를 통제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의 선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원격수업 증가
미래 온라인 교육 혁신 플랫폼 조성 
울산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추진을

김상락 박사
김상락 박사

# 비대면 온라인 교육 보편화 생태계 구축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원격수업을 하는 e-러닝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교육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 환경이 빠르게 자리 잡았고, 교사와 학생들이 비대면 온라인 강의에 익숙해지면서 앞으로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울산연구원 김상락 박사는 울산지역 첨단 교육혁신 플랫폼 구축 방향을 제안했다.
 첫째는 울산지역의 다양한 시민단체 및 기관에서 사용할 '개방형 학습 플랫폼'을 개발하고 학습콘텐츠의 재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학습 콘텐츠 제작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는 다양한 형식으로 작성된 교육용 영상을 표준에 따라 누구나 쉽게 편집할 수 있도록 학습용 콘텐츠 편집도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학습콘텐츠뱅크를 구축해 표준방식으로 제작된 영상을 뱅크에 모아, 누구나 뱅크의 학습 영상을 이용해 학습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넷째는 학습을 위한 표준 플랫폼(LMS·수업 구성 및 관리자 도구, 학습데이터 빅데이터 분석 등)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박사는 끝으로 강사가 작성한 강의 스크립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AI(인공지능) 기반 학습 콘텐츠 더빙시스템을 구축하고, 첨단 교육혁신 플랫폼의 원활한 작동을 검증하기 위해 학습용 콘텐츠 시범 제작 및 울산발 미래교육 혁신 플랫폼 실증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의했다.
 
# 메타버스 연계 행정서비스 만족도 제고 
인공지능, 5G, VR 관련 디바이스 기기의 발달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몰입형 현실 기술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행정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기술 실험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상락 박사는 현실공간과 메타버스공간을 상호연계하게 되면 지금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행정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시민의 행정서비스 만족도가 제고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울산시는 경제, 문화, 관광, 교육, 민원 등 행정 전반에 걸쳐 메타버스 기반 행정 서비스 혁신 분야를 발굴하고 서비스 구현을 통한 행정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그는 메타버스 기반 행정 서비스 혁신을 위한 테마로는 '가상 시장실·울산 시민대학·울산 열린소통공간·시민창작 플랫폼·울산12경·건강도우미' 등의 서비스 구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시중에 나와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데이터 연계 및 시스템 간 호환성 문제로 인해 사용에 많은 제약이 있으므로 울산시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조-ICT융합 글로벌 R&D 센터 설치
지역 기업과 국책연구소 집적 시너지
방대한 데이터 안정적 관리 센터 시급

이상일 박사
이상일 박사

# 제조-ICT 융합 거점화 전략 
울산의 우수한 제조업은 제조-ICT 융합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ICT산업은 첨단산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 산업이다. 범용기술이란 기술 그 자체보다 다른 분야 또는 다른 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경제사회를 변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ICT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R&D 비중이 높다. 혁신의 주기가 빠르고 시대적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R&D를 통한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연구원 이상일 박사는 울산 ICT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해 '제조-ICT융합 글로벌 R&D 센터' 조성을 제안했다.

 국내사례로 판교글로벌 R&D센터는 글로벌 기업과 국책연구기관 간 R&D 협력을 목적으로 조성됐으며, 현재 국책연구기관들과 GE,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기업이 입주해 산학연 R&D 협력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이 박사는 울산의 기업과 국책연구소를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조-ICT융합 R&D 센터를 조성하고 제조업-ICT 융합 거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센터 유치 ICT산업 물꼬 터야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 사용·생산량을 급증시켰고,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관리하는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더욱 높였다. 

 오늘날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핵심 인프라이다. 

 전통 제조업과 비교해 소수의 인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로 파급된 직접 고용 창출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의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은 치열한데 이는 데이터센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시설로써 정보통신서비스 산업의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빅데이터산업, ICT융합, IT밸리 등 전후방산업의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현황을 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60%가 수도권에 분포돼 있으며 울산은 민간 데이터센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2019년 기준). 

 이상일 박사는 울산의 산업 다각화 및 고도화를 위해 ICT산업 육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고 분석했다.

 ICT산업의 경우 전문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AI 인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협회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은 과반이 서울 및 경기도에 집중돼 있으며, 2016∼2018년 기준 AI 인력 수(219만4,000명)는 나머지 지역 인력 수(28만6,000명)의 7.7배에 달해 지역 간 AI 산업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이 박사는 "이러한 현실에서 데이터센터 유치는 울산 디지털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ICT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ICT융합 기반 주력산업 고도화를 생각한다면 마중물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명백하다"고 제언했다.
정리= 김경민기자 uskkm@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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