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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집값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지고 있다. 10년 주기설이 회자되며 2012년 부동산 시장의 데자뷔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무현 정권에서 급격히 올랐던 주택가격이 이명박 정부 시절 가파르게 하락한 상황과 비슷한 기조여서다.  

실제 주택거래가 빙하기에 접어들자 일 년 전 12억에 달했던 남구 문수로아이파크2차아파트가 7억대 급급매에 거래되고 미분양도 올 초 100여채 미만에서 800세대로 폭증했으며, 전세가율이 전국 최고로 오르며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는 등 주택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2012년 수준이다. 때문에 영끌족의 하우스 푸어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의 10월 기준 실거래가에서 울산 부동산시장의 대장주로 지난해 12억 이상을 찍었던 문수로아이파크2차단지가 일 년만에 거래 가격 쇼크로 10월 6일 7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나마 급급매물이라 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매수심리는 극도로 위축되고 급매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되자 몇억 원씩 떨어진 급매 가격이 곧 시세가 된 상황이다.

하락세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2012년 하락장과 현재를 비교하는 '부동산 10년 주기설'이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침체기의 최정점이 2012년이었다.

지난달 울산 집값은 0.64% 하락했다. 올해 6월(-0.02%)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된 울산주택지수는 7월 -0.09%, 8월 -0.45%로 낙폭이 더 커졌다. 

아파트는 더 많이 내렸다. 9월 -0.88%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도 6월 -0.08%, 7월 -0.17%, 8월 -0.63%보다 내림폭이 크다. 

울산 집값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를 뜻하는 '전세가율'이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 울산지역 아파트의 지난 9월 전세가율은 81.2%로 '깡통전세 위험지역'이다. 울산의 전세가율은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80%를 넘어섰으며, 전국 평균 75.2%와 비교해도 5포인트 이상 높다.

미분양도 올 초 100여 채에 미치지 못하다가 8월 현재 755세대로 크게 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2012년의 '하우스푸어' 사태가 10년 만에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영끌족을 중심으로 하우스푸어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하우스푸어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출에 따른 과다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가구를 말한다.

2012년 무리한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하우스푸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금융당국은 이듬해인 2013년 하우스푸어 구제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에도 주택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금리 인상이 절대적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빅스텝'으로 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출 부담이 커졌다. 

지난 12일 치솟는 물가를 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0%로, 0.5%p(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3%대가 된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2012년에도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5∼6%대로 치솟으면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한 급여 생활자가 이자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부동산 침체 골이 깊다 보니 '10년 주기' 재현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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