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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러시아에서 현대자동차가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탈러시아' 흐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도 러시아 판매량이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하는 등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현지 점유율과 투자 비용 때문에 사업철수를 놓고 고심이 깊다는 전언이다. 

1일 자동차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법인(HMMR)의 9월 현지 판매량은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올 1월 1만 7,649대에서 전쟁 직후 3월 3,708대로 급감한 뒤, 7월 14대로 줄어들다 급기야 8월과 9월에는 '0'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올해(1~9월) 누적 판매량도 4만 3,634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0% 넘게 줄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현지에서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탈러시아'를 선언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와 렉서스, BMW,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WAG(폭스바겐·포르쉐·아우디·스코다),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러시아 사업을 접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 점유율 1위이던 르노가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 르노 로시야 지분 100%를 모스크바시에 이전하고 러시아 사업 부문 전체를 2루블(약 40원)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탈러시아' 흐름이 가속화될수록 현대차의 고심은 깊어진다. 점유율 2위까지 올라간 시장이기 때문에 당장 포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 연 15만대 규모의 러시아 완성차공장(HMMR)을 준공했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미국과 인도, 체코 등과 함께 주요 생산거점으로 꼽힌다. 특히 체코 공장과 함께 동서 유럽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생산 차종은 솔라리스, 크레타, 기아 리오 등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23만~25만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조만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지만 현대차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러시아 남은 글로벌 완성체 업체는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하지만 그룹 입장에서 러시아 시장은 쉽게 포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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