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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 또는 수전증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굉장히 흔한 증상이고,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손이 떨린다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대개 자세나 움직임 등 어떠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가에 따라, 그리고 떨림의 크기나 속도 등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손떨림은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치료가 필요한 질병과 관련돼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손떨림의 원인과 증상, 치료, 예방법 등을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양희준 전문의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울산대학교병원 양희준 신경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대병원 제공
울산대학교병원 양희준 신경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대병원 제공

손떨림 증상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먼저 손떨림은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다. 음주를 과다하게 해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질환에서 혈액 속의 유해 물질이 뇌에 들어가서 떨림이 생길 수도 있고 갑상선 질환 또는 소뇌를 침범하는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가장 많은 원인은 흔히 '수전증'이라고 부르는 본태성 진전(essential tremor)이며 가끔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질환이 아닌 경우로는 많이 긴장하거나 에너지 드링크,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과다하게 복용하면 몸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데 이러한 경우에 손이 떨릴 수 있으며, 일부 약물(소화제, 정신과 약물, 천식 치료제)에 의해서도 떨림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찰 소견이다. 파킨슨병의 떨림은 편안히 누워있거나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도 손의 떨림이 있다. 이를 안정 시 진전(resting tremor)라고 한다. 주로 몸의 한 손에서만 떨림이 생기는 것도 특징적이다. 

반대로 흔히 수전증이라고 하는 본태성 진전이나 그 외의 다른 떨림 증상은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는 떨림이 없고, 글을 쓰거나 수저로 식사를 하는 등 어떤 행동이나 자세를 취하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자세성 진전(positional tremor)라고 부른다.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 의한 손떨림은 어떤 물건을 집거나 들 때 또는 가리키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진다.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 의한 손떨림은 어떤 물건을 집거나 들 때 또는 가리키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진다.

즉,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 의한 손떨림은 어떤 물건을 집거나 들 때 또는 가리키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지며,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갑상선 질환 등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와 이전의 약물 복용력의 확인이 필요하다. MRI(뇌자기공명영상) 검사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핵의학 검사같은 보다 자세한 검사를 요할 수도 있다. 

중풍은 뇌혈관 질환에 의한 것으로 뇌졸중(stroke)이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뇌졸중이 손발 떨림을 보이는 경우는 일부 일과성 뇌허혈 또는 소뇌부위 뇌졸증에서 보일 수는 있으나 비교적 드물다. 즉, 손떨림은 중풍보다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른 병으로 인해 일어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다. 뇌의 아래쪽 바닥 부분에는 흑질(substantia nigra)이라고 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도파민(dopam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러한 흑질세포에서 나오는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된다. 파킨슨병에서는 흑질세포가 서서히 사라지게 돼 윤활유(도파민)가 부족해진 몸이 안 움직이고 뻣뻣하게 굳어지는 데 이를 파킨슨 증상(parkinsonism)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당뇨병에서 인슐린 분비세포가 사라져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 당뇨가 생기듯이,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 분비세포(흑질세포)가 사라져 몸에 도파민이 부족해 파킨슨병이 생기게 된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병은 아니며, 근처에 있다고 전염되는 병도 절대 아니다. 현재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과 유전적 요인 등이 서로 상호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서로 다른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해마라고 부르는 뇌의 깊은 안쪽 부분의 조직과 함께 뇌의 전체 표면을 둘러싸는 피질이 침범되는 데 반해, 파킨슨병은 주로 흑질이라고 하는 뇌의 아래쪽 바닥의 뇌간 부분이 주로 손상된다. 

그러나 두 가지 질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실제로 이러한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며 두 번째 흔한 질환이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완치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많은 증상들이 앞서 말한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므로 이러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들이 많이 개발돼 있고, 적절하게 투여하면 파킨슨병의 증상을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는 이러한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해 수술, 재활 치료, 저강도 운동(low-intensity exercise) 등의 여러 다양한 수단을 사용해 이뤄진다. 치료약은 다양하며 도파민을 만드는 재료인 레보도파(levodopa) 제제,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도파민 효현제(dopamine agonist), 도파민의 분해를 방해해 효과를 올리는 마오-B 효소 억제제(MAO-B inhibitor) 및 COMT 효소 억제제(COMT inhibitor), 그리고 항콜린제(anticholincergics)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각 환자마다 필요로 하는 약물과 복용 방법, 투여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마다 개별화(individualization)해 처방하게 된다.

식이의 경우,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특별히 금지되는 음식은 없다. 적절한 과일과 야채가 포함된 음식은 변비를 포함한 파킨슨병의 여러 증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이 파킨슨병에 나쁘다고 잘못 알려진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몇몇 특별한 경우에만 극히 한정된 것으로, 보통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단백질 섭취를 피하거나 줄일 필요는 전혀 없다.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

아직까지 완전한 파킨슨병의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한 저강도 운동과 신체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카레 같은 일부 식품, 사과나 딸기 등의 베리 류의 과일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규칙적인 현재까지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을 앓게 되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틀리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켰던 것도 사실이나, 최근 치료법의 발달로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은 파킨슨병 환자의 평균 수명은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chronic progressive disease)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서서히 파킨슨병이 진행되는 경험을 하게 되지만, 병을 무서워하지 말고 매일 매일 충실히 약물 치료 및 운동, 일과 업무를 하면서 지내는 것이 치료와 예후에 모두 도움이 된다.  정리 = 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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