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 민선 8기 출범 6개월 만인 내년 1월 1일자 친정체제 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두겸표 조직 개편과 정기인사는 승진 잔치보다는 기존 인물들의 자리이동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올 연말 퇴직하는 5급 이상 간부공무원이 한자리 수에 불과해 승진 요인이 없는 탓이다.

김 시장의 시정 철학을 담은 첫 대규모 조직개편에 맞춘 정기인사임에도 기존 간부공무원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변화된 시정 운영 방향에 맞춘 대규모 조직개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인적 쇄신이고,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승진인사를 통한 인물교체인데, 이 방법을 쓸 수 없는 것이 첫 번째 고민이다.

내년 초 대규모 조직개편과 맞물린 정기인사와 관련한 또 다른 고민은 첫 번째 고민의 해결책으로 만든 방안이 민선 8기 시정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인가 여부가 달린 불확실성이다.

바로 과장급(서기관·4급) 복수직렬 확대다.

울산시 개청 이래 60년 넘게 유지돼 온 직렬 파괴가 보직 유연화를 통한 조직 활성화라는 기본 취지로 이어지지 않고, 내부 불만과 구성원 갈등이 조직 균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수직렬을 확대하는 인사제도의 변화가 조직에 활기를 붙어 넣는 순기능으로 자리 잡을 경우 '신의 한수'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조직의 화근이 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의 시선이 꽂힌다.

내년 1월 1일자로 예고된 조직 개편에 대한 이 같은 기대와 우려 속에 지역 공직사회의 관심은 소폭이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간부급 승진인사에 쏠리는 모양새다.

현재 5급 이상 올 연말 퇴직자는 행정 4급 2명을 비롯해 토목 4급 1명, 토목 5급 2명, 환경연구관 1명 등 모두 6명에 불과하다.

퇴직에 따른 자동 승진 요인이 6자리 밖에 없고, 그마저도 3급 자리는 아예 없다는 얘기인데, 일각에선 큰 폭의 자리이동에 따른 일부 인사 수요도 있을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국장급(부이사관·3급)의 경우 1~2명이 승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실명이 거론되는 국장급 승진 하마평에는 1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승진은 가뭄인 반면, 자리를 옮기는 전보는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대규모 조직 개편에 과장급 22개 자리가 단일직렬에서 복수직렬로 둑이 허물어진다.

우선 전보인사 수요인 조직 신설을 통해 주요 부서 8개 과가 새로 만들어진다.

구체적으로는 주택 건축과 산업단지 개발 촉진을 위해 인허가 업무를 전담하는 '주택허가과'와 '산단개발과'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산재 예방을 위해 '산업안전과'와 경제·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노동과'가 신설된다.

또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건립 지원을 포함한 지역 주력산업을 전담하는 '주력산업과'와 인구 감소, 청년 문제 대응을 위한 '인구청년담당관'과 민원 서비스 향상을 위한 '민원봉사과', 물 문제를 전담할 '맑은물정책과'가 새로 생긴다.

아울러 지방세 고질 체납 해소를 위한 '특별기동징수팀'과 재난·코로나19 업무를 통합한 '사회재난·코로나19 대응팀'이 설치된다.

이밖에도 종합건설본부 도로관리담당은 '도로관리1·2팀'으로 분리하고,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과'는 폐지하고, 사무는 농업지원과로 통합된다.

내년 초 정기인사는 이처럼 '소폭 승진'과 '큰 폭 전보'라는 특징 속에 5급 이상 관리직위의 행정·기술 복수직렬 확대가 최대 관심사이자 인사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 칸막이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 반면, 업무의 전문성을 무시한 인사정책으로 인해 조직 불안만 키울 것이란 부정적 입장도 만만찮다.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정기인사에선 일부 자리에 한해 실험적으로 복수직렬을 적용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두겸 시장의 복심 인사로 주목받고 있는 내년 초 정기인사를 앞두고 '복수직렬 확대'라는 인사 돌풍 예고가 찻잔 속 폭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인데, 이 전망치가 적중할지 인사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최성환기자 csh9959@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