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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외곽의 조용한 마을은 도시 재개발 신호탄과 함께 허물어져 갔다.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 식사하던 작은 밥상도 방구석에 뒹굴고, 반가운 소식을 전하던 공중전화기는 거꾸로 매달려 있다. 손자가 가지고 놀던 인형은 빈집 빨랫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오랫동안 안방을 지키고 있던 결혼 기념 벽시계도 대문 밖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혀있다. 그렇게 애지중지 모은 물건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떠난다. 더 행복하게 해줄, 더 새롭고 아름다운 물건과 보금자리가 있는 곳으로 우리는 떠난다.
이루어진 욕망은 더이상 욕망이 아니다. 도시는 새로운 욕망을 찾아 버리고 채우고, 파괴하고 건설한다. 보금자리의 재개발, 행복의 재개발이라고 외치면서 하늘 높이 솟은 저 아파트는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것인가. 자캉이 말했듯이 우리는 언제나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욕망과 꿈은 어디에 있는가. 송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