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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몰아닥친 역대급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회오리가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린 2022년이 저물고 있다. 대외적 겹악재 속에 나라 안에선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중앙과 지방권력 교체라는 큰 변화를 겪었다. 잇단 태풍의 위협 속에 여름 물난리를 간신히 넘긴 뒤 연말을 앞둔 이태원 참사까지 2022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물론 울산도 이 같은 대내외적 격변기에 예외일 수는 없었다. 교체된 지방권력이 방향타를 잡은 민선 8기가 변화의 혼란을 넘어 연말 안정적 착근에 접어들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 2022년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울산광역시 시정을 비롯해 각 구·군과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별 성과 등을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연속기획 '2022년 결산'을 마련한다.

 

김두겸 시장이 지난 9월 13일 완전 개통을 앞둔 이예로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김두겸 시장이 지난 9월 13일 완전 개통을 앞둔 이예로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행정조직 실용적 통·폐합…정책자문위 발족
3년째 지속된 코로나19 위기 속에 맞은 2022년은 3월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양대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에서 출발했다. 결과는 중앙과 지방권력의 교체로 귀결됐고, 보수진영의 귀환에 따른 변화가 올 한해를 관통하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울산시 역시 김두겸 시장 체제의 민선 8기 출범이 변화를 이끄는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부유식 풍력발전과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이라는 민선 7기 핵심 과제들은 존재감을 잃고 폐기됐다. 대신 그 자리에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남부권 신도시 건설, 해오름동맹 경제공동체 등 새로운 과제와 이슈가 자리 잡았고, 이들 새 과제들은 2023년 울산시정의 핵심 관심사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2022년을 민선 8기 변화와 도전으로 울산의 미래 60년의 밑그림을 그린 한 해였다는 의미를 달았다. 물론 그 출발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위기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현상 속에 출범해 지난 반년동안 성공적으로 착근했다는 것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민선 8기 들어 가장 먼저 손을 댄 행정조직은 유사·중복기능을 통·폐합한 실용적 조직으로 개편했고,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 출범을 통해 효율적 행정운영 기반도 마련했다. 여기에다 윤석열 정부의 지역 7대 공약 반영과 민선 8기 공약 이행계획을 세워 지역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경제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주력산업 고도화와 미래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기업투자를 유치했고, 관련 제도개선 및 규제해제를 위해 중앙정부를 설득 중이다.


 특히 울산시의 올해 최대 이벤트인 전국체전을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공작으로 치러냈다. 또 광역지자체 최초 '법정문화도시' 선정과 울산알프스 관광단지 추진, 스마트관광도시 조성,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등 천혜의 자연과 관련 인프라 확충을 통해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마련한 점도 돋보인다. 아울러 세계적 이상기후와 산업재해에 대비해 신속하고 선제적인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재난피해 최소화에도 주력한 한 해였다.

 

'제8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취임식'이 7월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과 부인 양순이 여사, 박맹우 전 울산시장,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김기현·이채익·박성민·권명호·서범수 국회의원,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본사 이진철 대표이사, 시민 등 참석자들이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 민선 8기 시정비전 구호를 제창하며 '다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민선 8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제8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취임식'이 7월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과 부인 양순이 여사, 박맹우 전 울산시장,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김기현·이채익·박성민·권명호·서범수 국회의원,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본사 이진철 대표이사, 시민 등 참석자들이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 민선 8기 시정비전 구호를 제창하며 '다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민선 8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 에너지 산업수도 도약 준비 착수
분야별 성과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경제다. 주력산업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산업수도 도약을 준비한 점이다. 우선 주력산업은 현대차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을 지원하고 지능형 전력구동 핵심부품 지원 기반도 구축했다. 또 지난 9월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11월에는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 명명식을 가졌고,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해상물류 통신기술 검증 테스트베드 구축에도 착수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 구축사업 정부 공모에 선정됐고, 11월 고기능성 융복합 화학소재 지원센터 착공에 이어 S-OIL(주)의 9조 원대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이끌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변화와 에너지 선도 도시도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5월 3D프린팅 융합기술센터 착공에 이어 9월 3D프린팅 소재 상용화 품질평가센터 개소와 탄소중립 실증화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10월에는 차세대 조선·에너지부품 3D프린팅 제조공정센터를 개소했다. 또 내년에 마무리하는 수소시범도시 조성사업과 수소전기 트램 실증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고, 지난 10월에는 원전해체연구소가 건립에 들어갔다. 주력산업과 함께 '울산공업센터 지정 60주년' 기념 사업 등을 통해 역량을 모으고, 지역경제 혁신 민·관 합동회의 지역경제 혁신추진단 등 통합 거버넌스 구성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력 복원에도 힘쓴 한 해였다. 또 지난 11월 2022년 세계한상대회 개최와 동남권 지역혁신 벤처펀드 1차년도 자펀드 결성 등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 육성과 국제교류 활성화도 꾀했다.


 무엇보다 전국체전 성공 개최와 문화·관광도시 조성 등 문화·체육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결실을 거뒀다. 17년 만에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선 최고 성적인 10위, 전국장애인체전에선 역대 최고 성적인 3위에 올랐다. 문화·관광 분야에선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시작으로 4월 남목도서관 개관, 10월 웹툰캠퍼스 개소, 광역시 최초 '법정문화도시' 선정, 스마트관광도시 조성 등 문체부 공모 4개 사업에서 선정되기도 했다. 울산의 해묵은 현안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세계유산등재를 준비하고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기반도 마련했다. 실제로 지난 7월과 9월 대곡천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용역과 반구대세계암각화 센터 건립 용역에 각각 착수했고, 10월에는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보존관리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환경 분야 눈에 띄는 사업들이 많았다. 우선 탄소중립 실천 친환경도시 조성을 위해 지난 3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를 제정했고, 권역형 환경보건센터 지정·운영과 탄소중립 지원센터 지정도 이뤄졌다. 또 기후변화 대응계획 수립과 함께 자체 수자원 개발을 위한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도 추진 중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아시아 최초 피트 아우돌프 자연주의 정원이 지난 10월 조성됐고, 도시바람길숲 및 차단숲과 도심 속 테마정원 등도 조성했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시정비전으로 내건 '제8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취임식'이 7월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시정비전으로 내건 '제8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취임식'이 7월 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 맞춤형 복지 실현·건강 안전망 강화 집중
복지·의료 분야에선 맞춤형 복지 실현과 시민건강 안전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울산의 존립이 달린 인구 문제와 관련해 지난 4월 울산시 인구맵 설계 용역에 착수했고, 영아수당 지급(4,270명)과 어린이집 확충, 아동수당 지급연령은 만 7세에서 8세 미만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과 10월에는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와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이 각각 문을 열었고,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울산하늘공원 제2추모의 집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또 빈틈없는 방역체계 구축과 시민건강 안전망 확충을 위해 선별진료소(12개소)와 임시선별검사소(10개소) 운영과 감염병 전담병원(10개소 745병상), 생활치료센터(2개소 672병상)를 확보하고, 울산의료원 건립 타당성 재조사 수행과 건립을 앞둔 산재전문 공공병원 실시설계도 완료한 상태다.


 도시 분야에선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개발제한구역 개발 기본계획과 울산 남부권신도시 건설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오는 2026년까지 옥동 군부대 이전사업도 완료한다. 교통 분야에선 지난 4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구축을 완료했고, 9월에는 이예로 전 구간(16.9㎞)이 개통됐으며, 북울산역 광역전철 연장 협약 체결과 남창역 무궁화호 재정차 운행도 이뤄냈다.


 안전 분야에선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가산단 안전 및 방사능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국가산단 IoT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과 석유화학단지 노후 지하배관 안전진단 실시, 울주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 준공에 이은 전국 최초 방사능재난 대비 시민행동알림시스템을 구축했으며, 11월에는 ICT 시스템 접목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을 첫 실시했다.


# 개발제한구역 해제·남부권 신도시 건설 추진
민선 8기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실용주의에 초점을 맞춘 행정에서 이뤄졌다. 지난 7월 유사·중복기능 통·폐합 방식의 조직 개편과 11월 정책자문위원회가 발족했고, 지난 9월 동해안 발전포럼을 개최해 해오름동맹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또 부울경 특별연합을 폐지하는 대신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전환을 추진 중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주요 분야의 핵심 정책과 굵직한 사업들이 짧은 기간에 지워지거나 방향을 틀면서 적지 않은 반발과 혼전을 빚었다. 변화된 체제에 맞는 개혁과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시정 운영의 근간인 기본 원칙과 시민 안전이나 생활과 직결된 정책일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거의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전통적 안정과 일관된 정책의 유지가 필요한 부분은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 생긴 정책 사업의 중심에 시민이 서 있는지 한 해를 마감하며 되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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