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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내년 3월 초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룰' 개정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크게 강화하려는 친윤(친윤석열)계는 찬성을, 비윤(비윤석열)계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한다. 오는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헌·당규 개정 안건을 의결하고, 곧바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에서 이를 통과시키면 올해 안에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대표 선출 규정을 현행 7대3(당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비율을 100% 또는 90%로 '확'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반영될 경우 다른 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당내 의견 수렴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주 간담회를 열어 '100% 당원 투표' 전대 룰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당내 비윤계를 중심으로 한 반발이 걸림돌이다. 대표 선출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완전 배제는 당이 민심과 괴리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전대를 앞둔 상황에서의 룰 개정이 친윤계 대표 선출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당 개혁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초선 최재형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세력을 당대표로 세우기 위해, 또는 특정세력이 당대표가 될까 봐 룰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룰을 바꾸는 것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이며 우리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될 것인지, 우리 당이 하나로 뭉쳐 치러도 쉽지 않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전당대회 룰 변경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권 주자들 간 의견도 엇갈린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김기현·조경태 의원 등은 '당원 투표 100%'를 찬성하고 있는 반면,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범친윤계' 안철수 의원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대표적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전대 룰 개정을 자신에 대한 '솎아내기'로 규정,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대 룰을 '당원 투표 100%'로 추진으로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주자들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윤상현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몇몇 당권주자들이 윤 대통령과 관저에서 식사했다거나 윤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는 등 이른바 '윤심마케팅'을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큰 부담을 드릴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선에 대한 의구심만키워 당의 화합을 해치는 일"이라고 썼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김·장 연대설' 나오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최근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을 추켜세우고, 안철수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윤심'에 구애하는 후보들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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