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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울산시장,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지난 9월 15일 현대차 울산공장 홍보관에서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김두겸 울산시장과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 S-OIL(주) 대표이사 CEO는 지난 12월 16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역대 최대 9조 2,58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복합시설 건설(샤힌 프로젝트)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 경제계는 9조원대 투자라는 잭팟을 터트리며 올해 대미를 장식했다. 여기다 울산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이 확정되면서 2조원 규모 투자 유치라는 성과도 일궜다. 에쓰오일과 현대자동차가 해당 기업이다. 이들 업체의 대규모 투자가 울산에 일자리 창출과 산업계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 연 판매 180만대 달성 목표 2025년 양산 시작 내년 착공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세웠다.

국내 공장 신설에 2조원을 투입하는 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2030년엔 제네시스 포함 연 판매 18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전동화 확산 등 자동차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국내공장의 미래 비전 및 직원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선제 조치다.

전기차 시대 '퍼스트무버' 전략을 강조하는 정의선 회장의 지휘 아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탑재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 확대를 위한 전용공장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 연간 최대 320만t 유화제품 생산 설비 2026년 완공
에쓰오일은 울산에 9조원가량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단일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2단계 석유화학 확장 프로젝트로, 약 5조원을 투자한 1단계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11월 상업가동을 시작한 바 있다. 

이번 2단계는 에쓰오일 울산공장 일대에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연간 최대 320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전망이다.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내년 초부터 총 9조 2,580억원을 투자해 샤힌 프로젝트에 돌입, 오는 2026년 6월께 완공 목표다. 또 고려아연도 1조원의 공장 신설을 추진해 울산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 시행으로 고용 창출과 건설업계 일감 확보 등 전방에 미칠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 

김두겸 울산시장,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지난 9월 15일 현대차 울산공장 홍보관에서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김두겸 울산시장,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안현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지난 9월 15일 현대차 울산공장 홍보관에서 '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 LS니꼬·덕양·현대중공업지주, 친환경·혁신 추진 새 간판
올해 울산의 주요업들의 사명 변경도 잇따랐다. 친환경 등으로 사업 확장 및 혁신 추진을 위한 조치다. 

LS니꼬동제련은 메탈 앤 머티리얼즈(Metal & Materials)의 약자인 'LS MNM'으로 이름을 바꾸고 변신을 꾀한다. LS는 기업공개(IPO) 등으로 구리, 금 등의 주력 제품뿐만 아니라 2차전지 소재 및 반도체 소재까지 생산하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울산 향토기업인 덕양이 맥쿼리에 매각된 뒤 APPROTIUM(어프로티움)으로의 사명을 바꿨고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사명을 바꾸며 기술 중심 기업으로 변신에 나섰다. 

# 미분양 쌓이는데 인허가·착공·공급 쏟아져 침체 장기화 우려
반면, 지역 서민경제는 소비자 물가,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울산소비자 물가는 브레이크 풀린 것처럼 급등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 3% 수준이던 울산지역 소비자 물가가 하반기에는 6.1%까지 치솟으며 장바구니 시장 경제를 위축시켰다. 코로나19로 대거 풀렸던 유동성에 더해 최근 공급망 위기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다만 11월에는 4.9%까지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인 듯했지만, 개인서비스, 기름값, 농축산물 물가 등은 한번 오른 뒤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의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 침체기를 지나고 있다. 

주택가격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역대급 거래 절벽 속에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울산의 주택가는 전월 대비 1.86% 하락했다. 0.83% 하락한 전월보다 낙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는데,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 5월 12일 남구 한 주유소 유가정보란에 1,900원대 휘발유, 경유 가격이 표기돼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지난 5월 12일 남구 한 주유소 유가정보란에 1,900원대 휘발유, 경유 가격이 표기돼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지난해까지 급등했던 집값이 올해 하락 전환한 것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잇단 금리 인상 때문이다. 울산 중구와 남구의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대출 등 일부 규제완화도 시행했지만 고금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주택 시장에 과공급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주택 인허가 물량과 착공·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분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지금과 같이 위축된 주택·부동산 시장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10월 주택통계 자료'에서 울산지역 주택 인허가 수는 2,068호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동월 614호에 견주면 336% 증가로 세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1~10월 누적 인허가 규모도 1만 1,459호로 지난해 동기 6,794호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울산의 최근 10년간 1~10월 평균 인허가 규모와 비교해 44.8% 많은 수준이다. 10월 주택 착공 물량도 709건으로 전년 동월 141건의 5배에 달했다.

하지만 주택거래가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에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청약 미달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 분양된 신규 아파트 단지 대부분 청약에 참패했다. '문수로 금호어울림 더 퍼스트'와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등이 10%에 그쳤거나 저조한 계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울산 최대 규모의 재개발단지인 중구 B-04의 시공사 선정에 주요 건설사들이 불참하면서 유찰된 사태도 이를 방증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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