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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에 발목이 잡힌 내년도 예산안이 여야 정쟁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이 엿보인다. 5억원은 행전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이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주말 내내 이어진 협상을 통해 상당수 쟁점에서 어느 정도 이견을 좁혔지만, '법인세 인하' 및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양대 쟁점에서는 견해차가 여전하다.


 물밑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최종 중재안에 기반을 둔 '제3의 대안'이 오가는 흐름도 감지되지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양측의 수 싸움이 치열해 속도감 있게 실마리를 찾아낼지는 미지수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를 시도했으나, 박 원내대표가 불참해 회동이 무산됐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새 제안이 없는 상태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박 원내대표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인세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볼 수 있는 단계는 됐지만, 마지막 쟁점이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5억원 예산 때문에 639조원이나 되는 정부예산 전체를 발목 잡고 있다"며 "합법적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여야 협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적법성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를 쓴다는 부대 의견을 넣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2차 중재안을 받아들이라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정부·여당은 대통령실 눈치만 살피면서 초부자감세만 신줏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다"며 "국정을 책임진 집권 세력이 초부자들을 위한 정치 파업에 여념이 없다"고 비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새해까지 딱 2주 남은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라며 "국민의힘이 진정 국정에 무한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쩔쩔매지 말고 즉각 국회의장 (예산)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에 협상의 전권을 주지 않은 채 시시콜콜 주문만 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모습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막고 있는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 집권여당이 있는지 의문이다. 집권당이 아니라 종속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용산의힘이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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