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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민의힘이 내년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할 때 '당원투표 100%'로 하는 룰 개정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계 간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선을 넘어 전대 이후 친윤과 비윤계가 갈라서 제3의 신당을 창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2차 전쟁'도 예고하고 있다.


 비윤계는 룰 변경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반발했고, 친윤계는 이러한 반발을 주도하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전대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연초 개각으로 차출설까지 나오면서 당내는 온통 내년 3월 전대에 관심이 쏠려있다.


 친윤계는 '당 대표는 당심을 얻어야 한다'는 논리로 당헌 개정을 엄호했다. 
 당내 최대 친윤의원 모임 '국민공감'의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 "당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룰 개정을 놓고 "친목회장을 뽑는 것"이라고 비판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100만명짜리 친목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유상범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했던 점을 거론한 뒤 "본인이 승리하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고 꼬집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책임당원 80만 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이것은 누가 보아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부조화"라고 적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는 21일까지 줄줄이 예정된 언론 인터뷰 일정을 공개하며 룰 개정 반대 여론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전대 룰을 갑자기 바꾸면서 유 전 의원만 많이 띄워주는 것 같다. 정치의 본질은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이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인 것 같다. 당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향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총선 승리에 관심이 있나. 아니면 '나의 공천 사수'에만 관심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현재 물망에 오른 당권주자 중 전대 룰 찬성 쪽엔 권성동·김기현·조경태 의원이, 반대 쪽엔 안철수·윤상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서 있다.


 룰 변경에 '윤심'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 시선은 권성동·김기현·나경원 등 친윤계 주자들의 '교통정리'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친윤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기현 의원이 이날 경남 김해에서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경남혁신포럼'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관심을 끈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걸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부터 3박 4일간 대구·경북을 방문하면서 영남권 '표밭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 전국위를 열고, 당 대표 선출 규정을 당원 100%로 변경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상임전국위는 19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의결한 내용을 담아 당헌·당규 개정안을 작성한 뒤 오는 23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 개정안을 발의한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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