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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옥희 전 울산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울산교육감 선거가 지난해 6월 이후 1년이 채 안돼 오는 4월 보궐로 다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보수진영의 약진 속에서도 진보진영의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이 우세 속에 당선됐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울산의 경우 시장을 비롯해 5개 구·군 단체장 자리를 보수에서 모두 석권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기울었다. 더군다나 차기 교육감 자리를 노려왔던 보수 진영 후보들은 넘쳐나는 반면 진보진영은 노 전 교육감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후보를 아직 찾지 못했다. 당장 4개월을 남겨 둔 울산교육감 보궐 선거의 판세와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군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

 

울산시교육청 전경
울산시교육청 전경

울산교육감 보궐선거는 2023년 4월 5일 치러진다. 불과 4개월 남은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섰다. 지난 6·1 교육감 선거 결과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을 포함해 8명, 중도·보수는 9명이 당선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진보성향의 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맡고 있다. 이번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당선된다면 진보와 보수는 7대 10으로 기울어진다. 지금까지 진보 성향의 교육 정책이 우세했는데, 울산교육감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보수진영에서는 이번 울산교육감 선거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울산의 경우 시장을 비롯해 5개 구·군과 시의회가 거의 보수 진영으로 채워져 전폭적인 정치적 지원 공세가 뒷받침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벌써 출마를 준비하는 보수 진영 후보들이 눈에 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주자는 김주홍 후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 단일화를 만들고, 고 노옥희 전 교육감과 맞대결을 펼쳤지만 아쉽게 석패한 그는 당장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울산대학교 사회과학대 사회과학부 국제관계학 교수를 지낸 김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44.96%를 득표해 보수 진영 후보군 중에서는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을 역임하다 올해 8월 명예퇴직한 이성걸 전 문수초 교장도 본격적인 선거 채비를 갖춘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울산제일중, 울산공업고, 진주교대를 거쳐 학연을 기반을 한 지지세력이 단단하고 울산지역 초등학교 교사와 울산시교육청 장학관을 역임하면서 일선 학교 현장과 울산교육청의 행정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선거에서 이성걸 전 교총회장이 출마를 고사하고 김주홍 후보를 추대·지지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이번에는 직접 등판할 경우 지지 기반의 이동이 크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선거에서 김주홍 후보에게 단일 후보 자리를 양보한 평교사 출신 장평규 울산혁신연구소 대표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장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선거는 양보했으니 이번 보궐선거는 내 차례"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6년 교육감 선거 당시부터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거론되 온 보수진영 여러 인사들 역시 이번 보궐 선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민선8기 울산시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채홍 전 울산 강북교육장의 경우 교육계 안팎과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가 읽혀진다.  
 그는 최근 "보수진영에서 적합한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국장으로 퇴임한 박흥수 전 국장도 어김없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국장은 울산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차기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이 늘 붙어나녔다. 
 김석기 전 교육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5년 8월 제4대 울산교육청 교육감을 지낸 그는 2년 만에 불명예스럽게 교육감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꾸준히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시체육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 교육감 선거 출마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 질 것이라는 예상이 짙다. 

 

차기 울산시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왼쪽부터 김주홍, 이성걸, 장평규, 이채홍, 박흥수, 김석기, 조용식, 천창수, 권정오, 오흥일.
차기 울산시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왼쪽부터 김주홍, 이성걸, 장평규, 이채홍, 박흥수, 김석기, 조용식, 천창수, 권정오, 오흥일.

 진보진영에서는 현재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울산 최초의 여성 교육감으로 지난 지방선거 보수의 약진 속에 고군분투하며 10% 이상의 우세로 보수의 김주홍 후보를 물리친 그의 사이즈를 대체할 후보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재선에 성공한 이후 내리 3선을 할 수도 있다는 안도감 속에 진보진영은 다음 선수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갑작스러운 타계는 진보진영의 선거 준비 자체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애도기간인 만큼 다음 후보군에 대한 의견 제시는 물론 거론 조차 금기시되는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진보진영의 한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의 교육 철학을 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빨리 후보를 내세워 선거전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후보가 2명이다. 
 고 노옥희 전 교육감의 복심이자 시교육청에서도 핵심 실세 역할을 했던 조용식 비서실장이 그 중 한명이다. 
 전교조 회장을 물려받았고, 비서실장으로 노 전 교육감과 임기를 함께 했던 만큼 교육 철학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비서실장 직을 그만두겠다며 지난해 10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만큼 교육감 후보로 나설 지는 미지수다. 장학관 특혜 의혹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만약 선거에 나서더라도 이 문제가 다시 그를 괴롭힐 가능성도 적지않다. 


 또 다른 한명은 노 교육감의 남편이자 오랜 노동운동 동지인 천창수 전 화암중 교사다. 
 천 전 교사는 현대중공업 계열 노동자로 취업했다 해고돼 울산해고노동자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임용고시를 거쳐 교사를 지냈다. 노 전 교육감의 유지를 이어간다는 측면에서도 적임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후보로 나설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 밖에 이전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권정오 호계중 교사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부터 그는 출마 의사를 완전히 접었다고 선언했었다.  
 오흥일 전 시체육회 사무처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석기 전 시체육회장과의 갈등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만일 보수진영에서 김석기 후보가 나온다면 '저격수'를 자처하면서 등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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