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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공히 울산 발전을 견인해온 주역들인 울산의 국회의원들. 1948년 제헌국회 이후 수많은 인물들이 때로는 동반자에서 경쟁자로 함께 하면서 나라와 지역발전을 위해 앞장서왔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듯 오래전에 생을 달리했거나 기억 속에 잊혀져 간 이들도 적지 않다. 울산 정치사의 주역이었던 지역 국회의원들을 기록을 통해 되짚어본다. 편집자 

당대를 호령했지만 이젠,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역대 울산 정치인들을 살펴보자. 

제1대 제헌국회의원 선거는 울산군 갑구에서 일제치하 25년동안 언양과 청량면장을 지낸 최봉식(당시 56세)이 당선됐고, 을구는 교사출신 김수선(38)이 당선됐다.

제2대 선거에서 갑구는 당시 신탁은행 은행장을 지낸 오위영(48), 을구는 울산읍장과 경찰서장을 지낸 김택천(52세)이 당선됐다. 갑구 당선자 오위영은 4·19후 민주당 시대 장면 총리의 오른팔로 무임소장관 내각사무처장까지 지냈다. 을구에 당선된 김택천은 조선말 학성공원을 울산에 헌납한 김홍조의 아들이다.

3대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에 당공천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선거다. 갑구에서 무소속의 김수선이, 을구에는 자유당의 정해영(38)이 당선됐다. 을구 당선자 정해영은 서울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서울 성북동에 동천학사를 설립한 인사다. 훗날 울산의 정치를 이끌었던 김태호, 최형우, 심완구, 차화준, 차수명, 이규정 등이 이곳 동천학사를 거쳤다.

제4대 선거는 갑구에서 부산 동양제관 사장 출신인 안덕기(43), 을구에서는 자유당 공천을 받은 재력가 김성탁(36)이 각각 당선됐다.

타임라인으로 보는 울산 국회의원
타임라인으로 보는 울산 국회의원

제1대 갑·을 2석서 선거구 개편거쳐 21대 6석까지 늘어
8대 최형우 34세 최연소…여성 유일 17대 이영순 의원
재력가·행정가·교육자·정권실세 등 출신 배경도 다양

제5대 선거는 갑구에서 민주당 경남지도부의 수석 부위원장으로 있던 최영근(38)이, 을구는 3대에 입성했던 정해영이 당선됐다.

제6대 선거는 울산이 시로 승격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선거였다. 종전까지 갑과 을구로 나눠 2명의 의원을 뽑던 것을 울산 울주를 합해 1명의 의원을 뽑아야 했다. 선거결과 5대 갑구 당선자 최영근이 당선됐다. 경합자였던 김성탁과의 표차는 불과 14표로 총선 사상 전국에서 제일 근소한 표차로 당선의 희비가 엇갈린 선거구였다.

제7대 선거는 민주공화당 소속의 중학교장 출신의 설두하(67)가 당선됐다.

제8대 선거는 5대와 6대 의원 출신인 최영근이 제일생명보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고 지구당이 된 신민당 울산지구당 위원장을 맡은 최형우(34)가 첫 출마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제9대 선거는 소선거구가 중선거구제로 바뀌면서 1개 지역구에서 2명을 뽑게 됐다.부산 동래군까지 포함해 중선거구 단기명 투표제로 2명을 뽑았고, 임기도 6년으로 늘렸다.

당선자는 민주공화당의 김원규(47)와 신민당의 최형우였다. 김원규는 개인사업가 출신으로 당대의 세력가인 이후락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었다.

제10대 선거는 다시 지역구 조정이 이뤄져 울산과 울주를 대상으로 2명을 뽑았다. 신민당의 최형우가 3선에 선공하고, 박정희 정권의 막후 실세였던 이후락이 국회의원 뺏지를 달게 된 선거다. 이후락은 7대 때부터 대리인을 내세우면서 의회진출을 노려왔지만 5·16후 대통령 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장 등 유신체제의 핵심인사로 활동해왔다. 

제11대 선거에서 이후락은 부정축재자로, 최형우는 신군부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하고 정치규제에 묶여 출마하지 못했다.

이때 새롭게 등장한 인물이 10대 이후락, 최형우와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규정(39)으로 민주농민당 총재로 나와 당선,정치인으로의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함께 당선된 인물이 고원준(37)이다. 초대 울산읍장,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조부 고기업과 조흥은행장으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지낸 부친 고태진 등의 막강한 가문의 후광을 등에 업었다. 당시 코리아나호텔 전신인 오션호텔을 운영하고 있던 재력가로 이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또 다른 인물, 심완구가 민한당 간판을 들고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낙선했다.

제12대 선거는 신민당의 최형우, 근로농민당의 이규정, 민정당의 김태호, 신민당의 심완구, 국민당의 이복 등 5명이 출마했다. 80년대 이후 오랫동안 울산 정치의 중심에 있던 인물군들이다. 11대에 당선된 고원준은 민정당 공천을 받는 데 실패했다. 

선거 결과는 김태호와 심완구(46) 당선. 김태호는 12대부터 제16대 선거까지 4선의원으로 지역 정치의 좌장의 자리에 오르는 출발점이 됐다. 김태호는 14대 선거기간인 1989년 7월부터 1990년 3월까지 제52대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다.

심완구가 경쟁자였던 최형우를 제치고 당선되며 울산의 정치 지도자로서의 우뚝 서는 계기가 됐다.

제13대 선거는 6·29선언으로 중선거구제가 소선거구로 바꿔 실시 되면서 울산의 국회의원 수는 4명으로 늘었다. 울산 중구는 민주정의당 김태호, 남구는 통일민주당 심완구, 동구에 무소속 정몽준(36), 울주군에 민주정의당 박진구(53)가 당선됐다. 특히 36세의 정몽준이 현대그룹의 지지를 받으며 의원에 등극, 제19대까지 7선의원의 다선 의원으로서 승승장구하는 발판을 닦는다.

제14대 선거는 중구에 차화준(57), 남구 차수명(51), 동구 정몽준(40), 울산군 김채겸(57) 등 정몽준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정치신인들들이 부상하는 계기가 됐지만, 제15대 선거에서 남구갑 차수명과 동구의 정몽준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선에 실패한다. 

15대 선거에서는 중구에 김태호가 3선고지에 올랐고, 통합민주당 간판을 단 이규정이 지역구를 남구을로 옮겨 11대 이후 다시 재선에 성공했다. 울주군에는 1981년 11대 선거에서부터 도전장을 내밀었던 권기술(58)이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제16대 선거는 남구에 변호사 출신 최병국(58)과 북구의 윤두환(45)의 당선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중구의 김태호 의원이 갑작스런 유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그 자리를 정갑윤(51)이 바통을 잇는다.
 제17대 선거는 남구을에 변호사 출신의 김기현(45)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건설부 관료출신의 강길부(61)가 당선되며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또한 북구에 민주노동당 조승수(41)의 당선, 그리고 같은 당의 이영순(42)이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등 노동계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한편 울산지역 역대 가장 많은 7명이 울산 국회의원으로 활약한다.

제18대 선거는 동구에서 지역구를 서울로 옮긴 정몽준의 바통을 받아 정 의원 사무장 출신인 안효대(52)가 당선되고, 북구의 윤두환이 재선에 성공하지만 '건교부 장관의 언양~울산간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약속'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 의원직을 상실해 진보신당의 조승수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제19대 선거는 남구갑의 이채익(56)과 북구의 박대동(60)의 당선, 그리고 남구을 김기현, 울주군 강길부의 3선 쟁취가 주목되며, 김기현 의원의 시장 도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박맹우(62) 전 시장이 도전, 의원직을 승계한 점이 두드러진다.

제20대 선거는 동구와 북구에 무소속으로 진보성향의 김종훈(51), 윤종오(52)가 당선돼 노동계의 정치세력화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북구의 윤종오가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상헌(63)이 승계해 민주당의 리더로서 자리를 잡는다.

제21대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상헌이 재선에 성공하는 한편 나머지 5개 지역구는 미래통합당의 차지, 보수성향의 정치인들이 다시 강세를 보이는 점이 두드러진다. 

울주군의 4선의 강길부 의원이 퇴진하면서 서범수(56)가 바통을 잇고, 박성민60), 권명호(59) 등 구청장 출신들이 국회로 진출하는 등 새로운 정치적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지역 최다 5선 정갑윤…정해영·정몽준 타지 포함 7선
4차례 재·보선서 정갑윤·박맹우·이상헌 첫 국회 진출
김기현 당대표 출마 등 새해 중앙 무대 활약 관심 집중 

1948년 제1대 제헌국회서부터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울산에서 배출된 국회의원은 모두 39명. 이 가운데 3선의원이 최병국, 이채익 의원 등 3명, 4선의원이 김태호, 강길부, 김기현 의원이며, 5선의원이 정갑윤 전 의원이다. 

지역구를 울산에서 부산 동래로 옮긴 최형우 의원이 울산에서 3선 부산에서 3선 등 모두 6선의원이며, 정해영 의원이 3대와 5대에 울산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다 6대부터 10대까지 전국구와 부산진구 등으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전체 7선의원이 됐다. 또 정몽준이 울산에서 4선을 한데 이어 18대에 지역구를 서울로 옮기면서 19대까지 2선을 쟁취, 총 7선의원으로 활동했다.

전체 울산 출신 의원 가운데 여성 의원은 17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영순 의원이 유일하다. 

전체 의원 가운데 제8대에 의원에 당선된 최형우가 34세로 최연소 의원 당선자 기록을 갖고 있다. 정몽준 의원도 36세에, 고원준 의원이 37세, 이규정 의원이 39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정계에 진출, 오랫동안 지역 정치판을 이끌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에는 안효대 전 의원이 울산시 행정부시장으로, 윤두환 전 의원이 울산도시공사 사장으로 취임, 민선8기 울산시정의 주요 동반자로 활동을 재개 한 것도 주목된다.

최근들어 정치적 변방이었던 울산이 정치적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각별하다.

여당의 당대표 비서실장, 사무총장, 정책위위원장, 상임위원장 등 당의 주요 보직들을 꿰차는가 하면 최근에는 김기현 의원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여당의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뉴스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새해 들어 울산 정치인들의 중앙 정치권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울산 발전을 위해 얼마나 그 역할을 확실히 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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