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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탄소중립 강화로 인해 수소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2030년에는 수소 수요량이 현재 대비 4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 상황이다. 현재 울산지역 주력산업계 모두 수소산업 진출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황. 정부도 수소 육성책을 속속 발표하면서 수소에너지 시대가 탄력을 받고 있다. 탄소중립시대에 새로운 에너지 대안으로 각광받는 수소산업에 대한 울산업계의 생태계 구축 움직임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청정 암모니아의 입항이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터미널에 접한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이뤄졌다. 해당 물량은 사빅AN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생산하고 세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을 받은 2만5000톤이다.
청정 암모니아의 입항이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터미널에 접한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이뤄졌다. 해당 물량은 사빅AN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생산하고 세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을 받은 2만5000톤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사용하는 혼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사용하는 혼소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6월 2일 (왼쪽부터)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윤병석 SK가스 대표, 니콜라 푸아리앙 에어리퀴드코리아 대표가 3자간 수소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한 모습.
지난 6월 2일 (왼쪽부터)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윤병석 SK가스 대표, 니콜라 푸아리앙 에어리퀴드코리아 대표가 3자간 수소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한 모습.

 

객토. 토양의 지력증진과 고품질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조치다. 토양에 모래가 많이 포함돼 있거나 화학비료 과다사용 등으로 작물 생산성이 낮아진 노후 토양에 양질의 황토를 살포해 생산성 및 농가소득 향상이란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성숙단계에 이르면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이 생로병사를 겪듯이 경제·산업계도 탄생 → 성장 → 변화 → 소멸의 단계로의 순환이 당연하다. 

 울산산업계는 공업단지지구 지정 60주년을 지나며 성장엔진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산업 체질 혹은 생태계의 '객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린볼루션(GreenVolution, Green+Evolution), 친환경 대전환의 시대다. 특히 수소 에너지는 높은 에너지 효율로 열과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유해 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서 수소는 앞으로 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소에너지 시장은 생산·저장·운송분야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성장 한계에 달한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석유화학과 조선, 자동차업계가 수소에너지로의 진출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항에 세계최초 인증 블루 암모니아 입항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13일은 울산에서 수소에너지 역사를 새로 쓴 날로 기록될 만 하다. 

 세계 최초로 이날 울산항에 블루 암모니아 입항한 것이다. 그동안 청정 수소·암모니아 공급 협약(MOU)은 있었으나 실제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가 공급된 사례는 국제적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적(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의 상징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정밀화학이 국책과제 주관사로 선정돼 기술 실증 설비를 울산 공장에 구축하고 상업화를 진행중으로,지난 10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계약한 5만 톤으로 세계 최초로 국제(글로벌) 인증(독일 TUV)을 받았다.

 롯데정밀화학 김용석 대표는 “이번 세계 최초 청정 암모니아 입항식은 세계적 청정에너지 전환의 상징적인 계기다"며 “롯데정밀화학의 동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 청정에너지 거점이 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LNG·수소 혼소엔진, IMO 최고등급 충족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사명을 변경한 HD현대는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섞어 사용하는 혼소(混燒)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독자 기술로 개발한 1.5MW급 LNG·수소 혼소 힘센(HiMSEN)엔진에 대한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NG·수소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의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엔진으로, 수소엔진의 첫 단계다.  이 엔진은 성능시험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질소산화물 규제 가운데 최고 등급인 티어3(Tier 3)를 충족, 이산화탄소 및 메탄 슬립(완전 연소되지 않고 배출되는 메탄) 저감효과가 탁월함을 입증했다.

 LNG·수소 혼소엔진을 액화수소운반선에 적용할 경우 선박 운용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 증발가스(BOG: Boil off gas)를 연료로 재사용, 항해 중 손실되는 수소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9월 가스텍에서 힘센엔진을 적용한 수소운반선 시스템에 대한 DNV 선급 인증을 통해 안전성을 증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해양산업 전반에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청정연료를 활용한 친환경 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는 향후 LNG·수소 혼소엔진에 대한 연구개발을 계속해 2023년까지 수소 비중을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저탄소 수소경제시대 이끄는 기업 천명

국내 최대 수소 공급·생산 기업으로 울산 향토기업인 덕양이 어프로티움(Approtium)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글로벌 저탄소 수소경제 시대를 이끄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천명했다.

 1960년대 초 '울산산소' 라는 지역 가스 사업으로 출발해, 울산에 제 1,2,3을 비롯해 충남 서산에 제4공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수소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온덕양은 지난해 맥쿼리자산운용에 피인수됐다. 

 어프로티움은 기존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 그레이 수소를 넘어서 SMR(Steam Methane Reformer),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수전해 등을 활용한 블루·그린수소 생산 및 공급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파이프 라인 시설과 물류 시설 등을 활용해 수소혼소발전과 함께 해외에서 수전해 방식 등으로 생산된 청정암모니아를 수입해 수소로 전환 후 공급하는 등 강력한 수소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임스 김 어프로티움 대표는“한국에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도입·공급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 신사업 초점 두고 투자 확대

SK가스도 울산을 중심으로 '수소'라는 신사업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친환경 종합 에너지솔루션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수소사업 투자에 나선 SK가스는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부생수소 사업 JV를 설립했다.

 롯데SK에너루트라는 합작사의 첫 사업으로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내 약 1만2,000여㎡(약3,7000평)규모 부지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해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다. 사업 개시 예정 시기는 2025년 상반기다.

 발전소는 연간 50만MWh의 전력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총 12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SK가스는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최대한 수소 사업과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GPS 복합발전소에서는 수소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자회사 SK어드밴스드는 부생수소를 생산한다. 여기에 기존 LPG 충전소와 LNG터미널을 활용해 수소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밸류체인 확장을 노리고 있다. SK가스는 2025년까지 투자할 2조2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을 저탄소 사업에 쓸 예정이다.
 이처럼 울산지역 주요기업들이 수소산업 투자 확대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수소에너지 시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에게 더 가까워진 수소에너지가 울산은 물론 나아가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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