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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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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업계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현장직의 교대근무 시간표가 '4조 2교대'로 바뀌는 추세다.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SK, 현대제철에 이어 최근 고려아연까지 도입되고 있는 4조 2교대는,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해 하루 근무시간은 4시간가량 길어지지만, 휴일이 늘어나는 근무 방식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의 4조 2교대 도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 전반에서 4조 2교대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정유업계와 철강·비철금속업계다. 
 울산에서는 에쓰오일이 처음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전면 도입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4조 2교대 근무를 시행해 오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최초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임단협에서 4조 2교대 근무제 시행에 합의했고, 이후 시범 실시를 해왔다.
 SK이노베이션도 4조 3교대를 4조 2교대로 전환을 검토하기 위해 2021년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업무 집중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2월 7일까지 1년간 시범 운영을 끝나면 도입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는 고려아연이 온산제련소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정식 도입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설문조사과 노사 논의 절차를 진행하고 10월 노사 교대근무제 개편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의견수렴을 거쳐 12월 27일 새로운 근무제도를 전면 시행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올해부터 4조 2교대 전환을 도입하기로 했다. 
 4조 2교대는 근무조를 4개로 나눠 2개 조는 주간과 야간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쉬는 형태다. 한 조에 속한 근로자가 주간에 이틀 일하고 이틀은 쉬고 야간에 이틀 일하고 그다음 이틀은 쉬는 패턴이 반복된다. 

 현재 석유화학업계가 시행 중인 4조3교대 근무제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으로 따지면 총 근로시간은 같다. 근로자가 연차휴가 등을 포함해 1년에 쉬는 날은 늘어난다. 집중 근무를 하는 대신 여가 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 노조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생산직 근무제는 주·야 맞교대에서 3조 3교대, 4조 3교대에 이어 4조 2교대까지 변화해 왔다.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과 젊은 직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4조 2교대 도입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4조 2교대 변경은 현 교대제 특성상 발생하는 야간 근무일수를 축소하고 휴무일수를 증가시켜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4조 2교대를 도입해 이를 주·야간으로 단순화하고 휴무일을 늘리면 개인 여가를 확보하고 직원들의 자기 계발 기회도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주 52시간 근무를 맞추기 쉬워져 법 위반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대 횟수가 줄어들면서 교대에 걸리는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해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기존 4조 3교대 체제에서는 직원의 근무일이 자주 돌아와 휴가 등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 대체 근무자를 찾기 쉽지 않았고, 대체 인력을 찾아도 하루 16시간을 연속으로 일해야 해 부담이 크다.
 또한 조 현장에서 3교대 제도는 일하는 시간대가 3개로 나눠져 계속해서 바뀌는 근무 시간에 따라 생체 리듬에 무리가 가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근무제 변경은 노사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장 자동화와 근무 시간 단축 제도 시행 등의 흐름에 따라 산업현장의 4조 2교대 근무제도 변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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