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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이 당권 주자들 간 상호 견제로 인한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 자제를 요청했다.

 나 전 의원은 15일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을 겨냥, “제2의 진박(진실한 친박·진짜 친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면서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에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비박근혜)계와의 갈등으로 '공천파동'을 일으키고, 결국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총선에서 패배했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을 엄호했다. 그는 SNS에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며 “당이 분열하는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 글에서 “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저는 '제2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나 전 의원을 직격했다.

 앞서 14일에는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닌가,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 신파극"이라며 “고민이 길어진다는 둥, 천천히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는 둥 간보기 정치가 민망하다"며 나 전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리얼미터 여론 조사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기현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제치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가장 적합한 차기 당대표 후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일과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응답률 3.7%)을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이 32.5%, 나 전 의원이 26.9%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어 안철수 의원 18.5%, 유승민 전 의원 10.4%, 윤상현 의원 1.6%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인물'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7%, '잘 모르겠다'는 3.5%였다. 이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으로 이어진 대통령실과 나 전 의원 사이의 갈등이 국민의힘 지지층의 여론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 전의원이 당권 도전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경쟁 주자들은 '세력 확장'에 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한 음식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만찬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 만찬은 김 의원의 '수도권 전략'의 일환이다. 수도권 당권주자인 안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수도권 출마론'으로 압박을 가하자, 당내 수도권 표심을 상징하는 오 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이를 보완하려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영입했다. 민생정책 강화와 함께 수도권 전략의 일환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SNS을 통해 △당대표 출마자와 당원들의 '친윤' '반윤' 표현 사용금지 △현역 국회의원의 캠프 참여 금지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직접 공격 자제 등을 요청했다. 

 그는 “당 대표 출마자와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며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뛴 우리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모두가 다 '친윤'"이라고 규정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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