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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어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시작으로 오늘 현대차에 이어 내일은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디스플레이·기아·포스코홀딩스 등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곧이어 30일에는 삼성SDI·삼성중공업·GS건설, 31일 삼성전자·LG화학·LG생활건강·현대제철 등이 예정돼 있으며 2월에는 SK하이닉스(1일), 네이버(3일), SK이노베이션(7일), 금호석유화학(8일), 롯데케미칼(9일), 카카오(10일), CJ제일제당(13일), 한화솔루션(16일)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시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이미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빠지면서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나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전자의 영업이익도 무려 91.2%나 줄어든 것으로 추산돼 시장에 충격파를 더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내달 1일 실적이 발표될 SK하이닉스가 적자 전환 전망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석유화학·철강·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시황 악화로 실적 추락 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저조가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 내림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데 있다. 실제로 이달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1월 경제동향'을 보면 지금의 암울한 경제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KDI는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둔화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이번 달에는 '경기둔화 가시화가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KDI는 세계경제 위축 흐름에 따라 향후 경기 둔화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 실적이 올 상반기 한층 악화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그나마 우리 기업들이 빙하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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