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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재호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때부터 '잘 사는 고장' '풍요로운 도시' '행복한 곳' 등과 같은 단어들은 주된 주제가 되는 단어들이었다. 지방자치에 거는 주민의 기대는 주민이 속한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안정을 찾고 지역이 성장해 앞으로 더 잘 살게 될 것이란 믿음에 있었다. 지역이 가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 지역의 대표들은 의견을 수렴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자 힘찬 출발을 했던 것이다. 나아가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넘어 꾸준히 도시가 성장하여 경제적으로 더 풍요롭고 사회적으로 더 안정된 도시를 이루어 나가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잘 사는 도시'의 척도를 무엇으로 매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구하긴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완전하지는 않지만 근접한 안은 제시되어야 할 듯 싶다. 그것을 '지표'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국가통계포털(KOSIS)에만 방문하더라도 주제별, 기관별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데이터들이 산적해 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도시는 저마다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인 수치가 지니는 것이 바로 정답이라고는 할 수는 없어도 누적된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분명 그러한 것을 시각적으로는 볼 수 있다.


 우리 지역은 잘 사는 것일까? 우리 지역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도시의 목표치는 있을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있으니 기준을 다른 지역이나 도시와의 비교를 통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과거의 어느 시점, 즉 특정 연도에서 흘러온 흐름이 어떻게 변해 왔나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도시는 어느 정도의 목표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이라는 용어는 이제 일반화돼 쓰이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지방자치제와 연계해 생각해 보면 중요한 것이 '도시 이미지' 제고와 관련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도시라면 직접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를 갖게 됨으로써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지역마다 '문화 행사'나 '축제'를 이용해 알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 정책의 일환이다. 


 도시 성장이나 도시 발전 전략을 생각해 볼 때 뭔가 공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지역은 이를 지수(指數)로 표방해 제시하고 지수를 구성하는 각종 지표들은 그 구체적인 내용들을 한데 종합해 제시한다면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하나의 값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비교의 기준을 사용한다면 언제를 출발점으로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1997년을 기준점으로 할 것인지,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의 통계가 일률적으로 비교 가능한 시점을 정한 후 그것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이 지표를 마련하는 해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성장과 가능성에 대해 지수화해 표방하는 것은 주민에 대한 행정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다만 지역이 처한 상황과 내용, 그리고 앞으로의 대외적 환경에 주목해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주민들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 지역은 어느 위치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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