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지침이 도입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울산지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년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상에 익숙해진 데다가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대중교통시설과 의료기관 등 일부 시설은 착용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그 외 장소에서도 기존처럼 마스크를 쓴 시민의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오전 10시께 찾은 북구청 1층에서는 대부분의 공무원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날 북구청에서 만난 민원인들은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또 겨울철 감기 예방같이 마스크의 순기능도 많아서 앞으로도 계속 착용할 예정"이라고 입모아 말했다.
무인민원발급기 앞에서 만난 할머니 역시 "우리 같은 노인들은 코로나19 잘못 걸리면 큰 병치레 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벗어도 될지 몰라도 노인들은 계속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마트, 은행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북구 소재 하나로마트 캐셔 A씨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며 "아무리 해제됐다 하지만 아직은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마트 인근 은행에선 한 명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한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ATM기에 들어섰다가 황급히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순간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길래 '아차' 싶었다"며 "노 마스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마스크 의무 규정이 풀리면서 은행들도 영업시간 정상화 등 바뀐 규정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한다. 은행 영업시간은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것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강화한 2021년 7월 12일부터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1시간 축소됐다. 금융 소비자들은 그동안 은행 영업시간이 줄어들어 큰 불편을 겪었다. 30일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와 동시에 울산 지역 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약 1년 반 만에 단축 영업을 중단해 정상적으로 오전 9시 문을 열고 오후 4시 닫는다.
은행에서 만난 B씨는 "은행도 정상화되고 마스크도 안 써도 되는 게 원래 당연한 일상이었지만 뭔가 큰 변화가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하다"며 "하루빨리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가 코로나가 없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수빈기자 usk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