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에 미분양이 폭증하는데, 올해 입주물량이 1만3,000호로 늘어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입주물량 공급까지 겹치며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급락, 전셋값 하락폭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나아가 미입주로 인해 건설사에서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자금 확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이 공동으로 생산·공개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입주 예정물량은 44만3,000가구로 전망됐다. 내년은 35만3,000가구로 집계됐다.
 2년간 입주예정 물량은 전국 79만5,822가구다. 최근 2년(2021~2022년) 동안 입주물량 총 63만3,021가구와 비교하면 26% 증가했다. 이중 수도권 물량은 40만276가구, 지방은 39만5,546가구다. 

 이번에 공개된 입주예정물량은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이다. 입주일 미정, 공사 지연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정확도를 높였다. 

 울산에서는 올해 1만3,650세대 가량 입주한다. 
 올해는 재개발사업 단지 완공 등으로 2,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2건이나 예정돼 있다. 
 중구B05재개발사업(복산지구)의 번영로센트리지 2,625세대와 동구 지웰시티자이 1·2단지 2,687세대를 비롯해, 지역주택조합사업 단지인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384세대), 더샵번영센트로(632세대), 태화강유보라팰라티움(455세대) 등도 입주 계획이다. 

 최근 몇 년간의 울산에서 추진됐던 재개발사업과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의해 공급됐던 단지들의 준공 시기가 다가오면서 입주물량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울산 부동산 시장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가뜩이나 차갑게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더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분양 물량이 넘치는데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 시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어서다. 

 내년에도 울산에 입주 물량은 꾸준하다. 2024년 4,500세대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즉, 2년 동안 울산에 1만8,000호가 입주 예정된 셈이다. 

 울산에 분양 참패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 확대는 주택 공급과잉으로 인한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1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3,570세대로 전달보다 19%(571세대) 증가했다. 일년 전 397세대에 비하면 9배 가량 폭증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3,600세대)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은 6만8,107호로 전월보다 17.4%(1만80호) 늘었다. 주택 거래량도 반토막 났다. 지난달 울산 주택 매매량은 545건으로 전년(1,180건)보다 53.3% 감소했다.

 미분양이 넘치는 상황에 더해진 입주물량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은 더욱 침체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집값 급락에 따른 거래 절벽과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올해 대단지 등 입주가 대거 몰리면 부동산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