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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새해 첫 달부터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하면서 넉 달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5년여 만에 처음이라 한다. 


 우리 경제가 위기 때마다 수출로 활로를 찾았지만 지금은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니 미증유의 비상경제 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점점 커지는 경제 위기 경고음에 대비하려면 사회 전반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 시너지효과를 위한 제반 지원사업을 아껴서는 안 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와외판로를 여는 데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일자리 대부분 책임지는 중소기업 경제 복합 위기 극복 도움 전망


 흔히들 중소기업을 '9988'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일자리의 88%를 책임질 정도로 막강한 경제 주체임을 강조하는 숫자다. 지난해 취업자 2,809만여명 중 임직원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2,509만여 명이었다. 대기업 채용이 더 많이 늘어 비중은 18년 만의 최저인 89%로 낮아졌으나 중소기업 취업자 수로는 사상 최대였다. 그만큼 중소기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일자리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육성이야말로 한국경제에 '미래'가 달렸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의 국내외 여건은 매우 심각하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영향으로 인해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된 복합 위기로 치달으면서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거기다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국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 등 제약 요인이 많아 비교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가 힘들어 수출에 직격탄을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중소기업은 일감이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고, 근로자는 일하고 싶어도 주 52시간에 묶여 일할 수가 없다. 이처럼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이런 현실에서 울산시가 해외 시장 판로 개척 등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2023년도 통상지원시책'을 수립해 추진한다니 기대가 크다. 핵심은 총 22억5,200만 원을 투입해 해외시장 개척 지원, 성장 단계별 수출 패키지 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 무역 환경 변화 대응 역량 강화 등 4개 분야 19개 사업을 펼친다는 것이다. 

 

해외판로 개척 등 22억여원 투입…글로벌 강소기업 발굴 필요성도


 우선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무역사절단 및 시장개척단을 5회 정도 파견하고 해외 유명 전시·박람회 참가를 5회가량 지원할 계획이다. 또 수출 실적에 따라 수출초보, 수출유망, 수출강소 기업 등으로 구분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특히 내수 기업이 수출 유망 강소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수출초보기업 발굴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더불어 감염병 엔데믹에 따른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 기반 구축을 위해 국제특송 해외 물류비와 중소기업 해외홍보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이어 수출보험보증료 지원, 해외규격인증 획득 지원, 다국가가족 수출지원단 운영, 대학생중소기업 인턴십 지원 등을 지속 추진해 무역환경 변화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울산시와 수출 지원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수출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게 틀림없다. 지난해에도 통상지원시책으로 4개 분야 21개 사업, 예산 23억7,400만원으로 지역 기업 1,368개 사를 지원한 바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와 함께 잠재력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발굴해 위기에 강한 수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수출바우처 등 지원사업과 연계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한 전통제조업도 AI와 빅데이터, 메타커머스 등 혁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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