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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올해 지역 곳곳에서 3년 만에 재개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올해 지역 곳곳에서 3년 만에 재개된다. 제공 : 울주민속박물관

한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 지났다. 설날이 지나면 곧 정월대보름이 다가온다.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설날(음력 1월 1일)에 이어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우리의 또 다른 명절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를 시작하는 새로움(新)과 가장 밝(明)고 신성(神聖)하다는 의미로 한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치며, 마을의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동제를 올린다. 

부럼을 깨고 귀밝이술을 마시며 오곡밥이나 약밥을 먹고 커다랗게 뜬 보름달을 보며 건강하고 탈 없는 한 해를 기원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정월대보름 행사가 올해 지역 곳곳에서 3년 만에 재개된다. 

이 가운데 울산 불교계가 주최하는 태화강국가정원에 물고기 방생과 함께 진행되는 달집태우기, 울주민속박물관의 복조리 나누기를 소개한다. 

정월대보름방생법회는 5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태화강국가정원 잔디정원에서 정월 대보름 의식을 전개한다. 

이날 공양물 헌공 및 용왕대제를 시작으로 물고기 방생의식, 월령기원제, 달집태우기 등이 진행된다. 정월대보름방생법회에는 정토사, 백양사, 법륜사, 신흥사, 내원암, 석남사, 월봉사 등 지역 사찰 25곳이 참여한다. 

정월대보름방생법회 관계자는 "방생한 생명들을 미물이라고 하는데 그 미물을 놔주는 것을 미물방생, 인간들에게 베푸는 것을 인간방생이라고 한다"며 "미물방생은 자연을 살리는 일, 인간방생은 인간끼리 친하는 일, 불성방생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담는 일로 세 가지 방생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주민속박물관(관장 노명숙)은 2023년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계묘년 복을 비는 '복조리 나누기'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에 준비한 복조리는 총 500개로, 울주민속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해 오는 5일 정월대보름까지 가족 2개, 개인 1개를 무료로 선착순 배부한다. 

울주 언양 반구대 마을에서는 정초 복조리 장수에 한 쌍을 구입해 조왕 단지 근처에 걸어 일 년 내내 집안에 재수가 있다고 여겼다. 

또한 부잣집의 복조리를 몰래 훔쳐 와 집에 걸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도 있다.  

조리는 쌀 같은 곡식을 이는 데 쓰는 도구로 대나무를 가늘게 쪼갠 죽사로 엮어 만드는데, 정초에 새로 장만한 조리는 특별히 '복조리'라 했다. 

경상도지역에서는 조래, 조래이, 조랭이, 조고리·졸뱅이(경북), 조레(경남) 등으로 부른다. 

복조리는 '한 해의 복이 쌀알처럼 일어나라'는 의미가 있다. 

더불어 대나무를 엮은 틈새가 눈(目)이 많은 모습이라 여겨, 광명을 통해 삿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상징성도 아울러 담고 있다. 

울주민속박물관 노명숙 관장은 "우리 민족은 보름날 벽사진경, 송액영복을 기원했다. 이번 계묘년 울주민속박물관의 '복조리 나누기' 행사로 나쁜 기운을 걸러내고 건강과 안녕이 가득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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