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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등의 이유로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게 엄중 경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하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전략한 '진흙탕' 싸움이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 듯하다.

 안 의원은 6일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와 KBS 대담 출연 등 공개 일정 중단을 선언하고 “윤핵관 표현을 안 쓰겠다"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안 후보 측은 공지를 통해 “차분하게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책 구상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라며 “7일 예정된 비전 발표회 등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든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며 “도가 지나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경고해 둔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후보는 간신배니, 윤핵관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자꾸 들먹이며 선거 분위기를 과열하고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스스로 자제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표현에 불쾌감을 표시하자 “'윤핵관·윤안연대'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윤핵관이란 표현이 국정운영의 방해, 적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다"며 “부정적 어감이 있어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대 레이스 개막 이후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비판 강도를 거침없이 끌어올려 왔지만,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공개 경고장을 날리는 상황이 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윤안연대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 단일화할 때, 인수위원장을 할 때 쓰던 이야기"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과 경쟁 주자인 김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김 의원 후원회장 신평 변호사의 '윤석열 대통령 탈당' 언급과 안 의원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발언 논란 이후 양측의 비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양상이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 등으로 비난했다. 이어 “작은 배 하나도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고 좌초시킨 사람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겠다고 한다"고 적었다.

 반면, 안 의원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여당의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의 협력·일체감을 주장한다"며 “김기현 후보 측도 윤석열 대통령과 일체다(라고 했고), 어떤 의원님은 '윤심은 100% 김기현 후보에 있다'라고 방송에서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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