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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산업 선도도시'를 표방한 울산시가 수소에너지 국제행사를 추진하면서, 개최 일정을 수시로 변경하는가 하면 일부행사를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주최하도록 방관하는 등 수소산업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7일 지역 수소산업계에 따르면, 울산시는 2019년 '2030 세계 최고 수소도시' 구현을 선언하고,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 및 실행 방안을 수립,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울산시는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을 주최, 수소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수소산업 분야의 국내외 기술 동향 및 정책을 공유하고 대한민국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을 촉진하고 있다.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은 (사)한국수소산업협회가 주관하는 토론회로 2021년 처음 개최된 뒤 올해 3회째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의 개최 일정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첫회 11월 초에 열렸던 토론 행사가 두 번째는 12월 초로 변경됐다가 올해는 또다시 11월 초로 재변경됐다. '국제'라는 타이틀을 내건 행사의 경우 대외신인도 확보를 위해 일정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런데도 울산시의 거듭된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 개최 일정 변경 탓에 업계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또다른 행사인 국제수소전기에너지전시회에 대한 관리·감독도 손놓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제수소전기에너지전시회는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과 마찬가지로 2021년 울산시 주최로 열렸다가 2회 부터 민간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민간행사로 돌린 배경도 석연찮은 가운데 수소 전문기관·단체가 아니라 민간기획사 주도라는 한계로 인해, '국제' 전시회임에도 해외업체는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산업부 인가단체인 한국수소산업협회 주관의 울산국제수소에너지포럼을 연계행사로 오인하도록 해당 홈페이지에 버젓이 게재하고 있는 점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수소산업협회는 업무방해죄와 신용훼손죄, 사기죄로 고소를 검토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A민간사업자는 본 협회가 실시하는 국제포럼과 동일한 시기에 개최한다는 이유로 홈페이지에 전시회의 부대행사로 소개하는 등 협회 회원사와 국민을 속이고 협회 포럼의 명성을 실추시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수소산업계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산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울산시가 수소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지 않은 민간업체에 국제수소전기에너지전시회를 주최하게 한 것은 수소산업 정책 및 행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시가 민간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대해 법적으로 관리감독권은 없지만, 웨딩박람회나 베이비박람회가 아닌 이상 수소산업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표방하면서 이를 관망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수소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행사도 중요하지만 기술·연구 개발 등 산업계 직접적인 지원 및 육성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제행사로 울산수소국제에너지포럼 예산만 올해 반영했다"며 "수소전기에너지전시회는 시 예산 없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마련하고 있기에 행사에 개입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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