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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도 울산의 원조 대표 축제였던 '공업축제'가 35년 만에 공식 부활한다. 그동안 찬반 논쟁이 지리하게 이어졌던 축제 명칭이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실시한 온라인 시민 설문조사 결과로 결정됨에 따라 오늘부터 '울산공업축제'가 공식 명칭으로 사용된다. 이로써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 직후 김두겸 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처용문화제 폐지, 축제추진위원회 발족, 새 축제의 성격, 방향 설정과 기본 프로그램 기획 등에 이어 명칭까지 결론남에 따라 울산의 대표축제 논의가 일단락된 셈이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실제 울산시는 산업수도 울산 건설의 주역인 기업과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시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펼치고 있는 울산산업문화축제의 기본 취지를 담은 최적의 명칭을 선정해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 대화합을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고민해 왔다. 급기야 온라인 시민조사를 벌여 총 투표수 4,000표 중 '울산공업축제'가 2,060표(51.5%)로 최다 득표를 함으로써 공식 명칭으로 정해졌다. 후보작인 '울산태화축제'는 1,461표(36.5%)를, '울산굴뚝축제'는 479표(12.0%)를 각각 받아 아쉽게 탈락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울산공업축제에 어떤 콘텐츠를 담을 것인가다. 지난 1988년 이후 명맥이 끊긴 공업축제의 취지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산업도시로 도약한 울산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명실공히 축제다운 공업축제를 만드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31년간 울산의 간판 축제로 자리매김해온 처용문화제를 폐지한 자리에 부활시키는 만큼 성공 개최에 축제 명분 확보와 시민 화합은 물론 울산의 위상까지 달렸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말그대로 중첩되거나 복사판이어서 하나마나한 것이 아니라 명분도 있고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는 그런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탈출구를 찾고 울산발전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도 담당해야 마땅하다.

한 가지 더 욕심을 내자면 울산은 세계 각국의 산업인력이 찾는 곳이다. 지역축제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세계적인 축제도시의 명성도 고려해 봄직하다. 그러기 위해선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은 물론 세계적인 축제도시와의 교류 등 글로벌 축제도시가 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오는 6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올해 공업축제가 잣대가 될 것이다. 축제의 골격은 '다시 하나 되는 새로운 울산'을 비전으로 개·폐회식과 시가지 퍼레이드, 축하 행사, 문화예술·체육행사, 부대행사로 잡혔다.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첫날 '만남의 날'에 이어 이튿날은 '지역의 날', 사흘째는 '어울림의 날', 나흘째는 '대화합의 날'을 테마로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된다. 축제 폐막식 장소는 동구 일해수욕장이며, 불꽃쇼와 멀티미디어, 드라마와 함께 500대 드론쇼 등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이밖에 공업축제와 연계한 고복수 가요제를 비롯해 울산비보이페스티벌, 처용제의, 울산가족사랑콘서트, 시민생활체육대축전 등 29개 행사가 펼쳐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채로운 볼거리로 인기를 끄는 거리 퍼레이드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과거 기업체의 이미지를 상징화한 조형물을 꾸며 시가지를 행진하는 수준의 단순한 보여주기식이면 곤란하다. 기업의 가치를 알리고 시민들과 소통하며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축제를 주최하는 울산시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유사한 논란으로 행정력을 낭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차별화만이 축제의 생명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시민과 관광객 입장에서 치밀한 사전 기획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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