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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에 쉬쉬하는 분위기 오히려 화 키워
   문제학생 대부분 전학…체계·지속관리 불가
   학부모 감싸기 급급…밥상머리 교육 앞서야

 

 울산지역 남구 S중학교에서 학생이 담임 교사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 교권 침해로까지 번지고 있는 학교 폭력 근절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삿대질을 하거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가하면 친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교사와 몸싸움을 일삼고 일방적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S중학교의 교권 침해사례는 일부일 뿐이다.

 

 ▲학생들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

 


 

 

 # 중구 A중학교에서는 지난 10일 오전 자율학습시간 3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담임 여교사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 교사가 평소 불성실한데다 전날에도 말도 없이 학교를 빠져나가버렸다며 학생을 다그친 이후였다. 학교는 문제학생 학부모에게 전학을 권유해 놓은 상태다.


 # 동구 B중학교에서는 지난해 4월 급식지도를 하던 여교사가 3학년 학생에게 규칙을 지키라고 지시하자 아이가 욕설을 했고, 이어 이들은 팔을 붙들고 몸싸움을 벌였다. 학교에는 교사와 학생이 '맞짱을 떴다'는 소문이 번졌고 학교는 전학조치했다.


 # 동구 C중학교에서는 지난 2008년 5월 기간제 여교사가 수업 중 딴 짓을 하던 아이에게 훈계하다 폭행을 당했다. 학생은 귀찮게 한다며 교사를 걷어찼고 전학조치됐다. 


 ▲원인

 


 

 

 대부분의 전문가는 학교 폭력이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어 이 같은 교권 침해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소위 '되바라진'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면서 학교폭력이 사회적 범죄를 모방해가고 있는 탓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연약한 여교사들에 대한 폭언·폭력으로 이어지면서 교권침해 문제를 낳고 있다.
 울산교총 차명석 회장은 "힘 좀 쓴다는 학생들은 교사가 회초리를 들면 이를 저지하면서 막거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면서 힘을 과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 학교가 교사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쉬쉬하면서 외부에 알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공조를 통한 예방 및 치유가 용이하지 않아 오히려 화를 키우고 있으며 통계상 접근도 쉽지않다는 지적이다.
 또 문제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상담 프로그램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는데도 문제가 있다. 양 교육청 산하의 위센터를 중심축으로 학교마다 위클래스를 운영해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단계 상담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 위클래스가 울산 전체 초·중·고교 233곳중 85곳에만 배치했고, 인원도 1명에 불과해 위기상황을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폭력을 휘두르는 등 가해학생에 대한 사후 관리 시스템도 부실해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가해자들은 '전학'조치 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인성교육이 불가능하다.


 ▲대책

 


 

 

 학교폭력의 근원적 치유를 위해서는 가정 및 학교가 연계해 위기 학생에 대해 총체적으로 해석하는 장치가 마련돼야한다는 분석이다.
 울산시교육청 산하 상담 기관 관계자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생을 둘러싼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전반적인 구조속에서 아이가 권위자 또는 교우 등과 형성한 관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연계 시스템이 조속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하며 "단위학교에서는 아이가 갖는 스트레스의 배경이 어느 통로를 통해 형성되는지 조사·분석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학생들이 돌발행동으로 사고를 치거나 학부모들이 이를 감싸돌기 때문에 사실상 학교 울타리내에서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가정에서의 인성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모 중학교 교장은 "교육의 풀뿌리는 가정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앞서지 않으면 사실상 제대로된 인성교육이 실천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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