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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종쇄 노조위원장이 타임오프제와 관련 수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개정법 시행맞춰 조직 축소·내부예산 절감
   초과 전임자 임금 자체 수익사업 운영 마련
   노측 먼저 전격 수용…선진 노사문화 선구

 

 현대중공업 노조가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근로시간 면제한도(타임오프)제를 골자로 한 개정 노조법을 수용했다.  노조가 스스로 타임오프제를 수용하겠다고 나선 사례는 처음이다.


 노조는 30일 동구 전하동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임오프제를 수용해 현재 55명이던 노조전임자수를 30명으로 25명 줄이는 한편 타임오프를 초과한 전임자의 임금은 조합비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조합원은 1만6,000여명으로 7월부터 근로시간 면제한도인 타임오프가 적용돼 회사로부터 법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노조 전임자수는 15명이다. 이에 따라 전체 30명 중 나머지 15명의 임금은 노조가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노조와 조합원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전임자가 15명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조는 타임오프 한도를 초과하는 15명의 추가 전임자의 급여 지급을 위해 조합비를 별도로 인상하지 않고 내부 예산을 절감해 해결키로 했다.
 15명의 전임자에 소요되는 급여는 연간 11억2,500만원 가량으로 노조는 이 급여 지급을 위해 매년 사업을 집행하고 남는 예산 5~6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노조창립기념품(1인당 3만원) 지급폐지하고, 수익사업인 사내 오토바이 수리점과 자판기, 후생관 등을 노조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집행부 12개 부서를 7개 실로 줄이고 산하 위원회도 13개에서 9개로 줄이는 등 슬림화에 나서는 등 타임오프 시행 시 부닥칠 재정적인 문제에 미리 대비해왔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가 타임오프제를 수용키로 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회사측과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타임오프제를 수용한 배경은.
 ▲노조가 전임자 임금을 주는 것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속에서 노사간에 올바른 룰을 형성하고 자주적인 노조활동을 전개하는 선진 노조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하고 타임오프제를 수용했다. 앞으로 자주적인 노조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추가로 두는 전임자 15명의 임금은 어떻게 마련되나.
 ▲전임자 15명의 임금은 11억2,500만원 가량이다. 일단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합비 인상은 하지 않는다. 노조의 각종 사업을 내실 있도록 재편성해 운영할 것이다. 우선 조합비 적립금을 활용하고 사내 오토바이 수리점, 자판기, 후생관 등을 노조가 직접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 외 다양한 수익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노조의 타임오프제 안은 조합원들에게도 이해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현장을 찾아가 토론도 하고 설득도 할 것이다. 비판도 있겠지만, 현대중공업 노조가 또 다른 모범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또 조합비로 노조 전임자 임금을 부담하게 되는 만큼 모든 노조간부가 조합원을 위해 더욱 헌신적인 봉사자세를 갖추는 것은 물론 우리 노조가 추구하는 국민에게 봉사하고 조합원을 섬기는 새로운 희망의 노조운동을 펼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해나갈 것이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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