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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멕타이트' 미검출…침수·수분 막는 게 관건
   하부 공동 보강재·암면 강화처리 등 방안 제시
   9월 최종결과…조속·완전한 보존안 도출 절실

 

6일 시청 상황실에서 박맹우 시장 주재로 열린 반구대 암각화 암면보존방안 학술연구 중간 보고회에서 공주대 이찬희 교수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맹우 시장, 전충렬 행정부시장, 문화재청 김성배 유형문화재 과장, 김은영 전한국과학기술원장, 김수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 자문위원, 연구기관이 참석 했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지난해 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풍화와 균열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암각화의 침수 면이 1~2㎝ 정도의 풍화심도를 보이고 있으며 비파괴 분석 결과 미세한 균열과 부분적 탈락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에 암각화에 대한 근본적 대책수립과 함께 암면 훼손에 대한 적절한 보존처리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세계인의 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

 

 #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관심을 갖다


 반구대 암각화의 암면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려는 울산시의 관심은 본보의 특종보도 이후 빨라졌다.
 지난해 9월 울산시는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수행대표 서만철 박사)에 암면훼손 정도와 보존방법에 대한 조사 용역을 의뢰했고 그 중간보고를 6일 받았다.
 울산시는 이날 오후 3시 7층 상황실에서 박맹우 시장, 문화재청 김성배 유형문화재 과장, 김은영 전한국과학기술원장, 김수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 자문위원, 연구기관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 암면보존방안 학술연구 중간 보고회'를 가졌다.
 이 학술연구의 최종 결과는 오는 9월 완료할 예정이다.
 
 # 스멕타이트 검출 존재 여부

 


 그동안 일부 학자들이 반구대 암각화의 구성광물 중 풍화를 가속화시키는 물질인 스멕타이트가 확인된다고 주장했으나 이번 조사 결과 스멕타이트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문제는 스멕타이트가 아니라 사연댐 수위로 인한 침수와 수면 노출 이후에도 존재하는 하부의 수분이라는 지적이다.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찬희 교수는 "반구대 암각화의 풍화된 면을 구성하는 광물은 석영, 사장석, 정장석, 운모, 녹니석이며 방해석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암면의 구성광물 중 스멕타이트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멕타이트는 철, 마그네슘, 칼슘, 나트륨 등의 양이온을 상당히 함유하는 함수 규산염 점토광물의 일종으로 층간 팽창성이 크다.


 그동안 일부 학자들이 반구대암각화에서 스멕타이트가 발견돼 암각화가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바닥에 물이 있으면 모세관 및 침투현상에 의해 실제로 물에 잠겨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 반구대 암각화에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이유로 사연댐 수위 조절안으로는 암각화의 훼손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사연댐의 수위를 50m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반구대암각화 훼손의 가속화에 대한 걱정과 사연댐 수위조절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일단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 암각화 보존처리 방안 효율성

 


 

 

 암각화 보존처리 방안으로 암각화 하부 공동에 대해 동일한 암종으로 보강재를 제작하고 이를 공동에 삽입해 상부의 하중을 지탱해주는 방법이 제안됐다.
 이 교수는 "이 방법은 이미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영주 마애불, 봉하 마애불 등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그동안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추진해 오던 '터널형 유로 변경안', '암각화 전면 생태제방안' 등이 문화재 원형 보존이 어렵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에서 반려한 것을 근거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김성배 유형문화재 과장은 "원형을 변경하는 것은 맞지만 원형 보존을 위한 방안이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각화 암면에 대해서는 현재 강화처리 후 안정화 기간, 강화처리의 효과에 대해 실험 진행 중으로 조만간 강화 처리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중간보고로 반구대암각화의 훼손정도와 보존방법에 대한 안은 도출되고 있지만 조속하고 확실한 완전 노출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훼손의 가속화는 막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해 졌다. 정부당국과 문화재청, 그리고 울산시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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