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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민은 행복의 척도를 자기 자신보다 주변과의 비교에서 찾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업이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이웃이나 친지가 나아보이면, 자신의 삶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다. 옛 선인들의 안빈낙도하는 여유로움은 찾아볼 수 없다. 주변과의 날선 경쟁심이 생활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아들이 옆집 아들보다 공부를 잘 하는지, 집 평수가 어떤지 등 시시콜콜한 일에도 경쟁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다. 이러고도 오래 사는 국민이 많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누구 말처럼 이렇게 치열한 경쟁의식으로 산다면 열에 아홉은 속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어야 정상이다. 소득 수준보다는 소득의 분배 상황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신뢰하지 않는 집단으로 정치권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가 24일 제4차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결과 나타난 한국 중산층과 저소득층 등에 대한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KGSS는 두 기관이 미국 시카고대 주도로 세계 39개국이 참여해있는 '국제사회조사기구'에 가입한 이후 2003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조사로, 지난해에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천605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설문대상에게 '모든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요즈음 귀하의 생활 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 또는 불만족하십니까'라고 묻고 불만족(1), 중간(2), 만족(3)이라는 선택지를 줬을 때 평균 만족도와 월평균 가구소득은 별다른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없는 응답자의 평균만족도는 2.44, 100만원 미만은 2.23,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는 2.25로 모두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응답자의 평균만족도 2.22보다 높았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300만원인 응답자의 평균만족도는 2.13, 300만∼400만원은 2.12, 400만∼500만원은 2.15, 500만∼600만원은 2.04 600만∼700만원은 2.18로 모두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인 응답자보다 만족도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지만 자신보다 잘사는 사람과의 소득격차가 커지면 불행해진다. 실질적인 소득수준보다는 자신이 느끼는 소득, 즉 소득의 분배상황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행복한 한국인의 7가지 특징은 나이가 20∼30대로 젊고 자신의 소득과 계층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하며 가족과 여가를 중시하고 교육수준이 높고, 사람과 사회를 신뢰하며 종교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믿음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우위 없이는 행복도 없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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