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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25일 진수식을 갖고 대양해군의 우렁찬 첫발을 내디뎠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고, 자체 건조로는 세계 세 번째라는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흔히 이지스구축함은 꿈의 해양방어 요새로 표현되고 있다. 보유 장비나 전투력에 있어 기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해군장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이의 작동에 있다. 유지 관리비만 해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최첨단 무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의 문제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KDX-Ⅲ.7천600t급)은 총 건조비가 1조원에 달하는 고가의 첨단무기라서 막대한 운용유지 비용 뿐 아니라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정비인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가 장비인 만큼 부품 값도 만만찮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 척 뿐인 이지스구축함에서 장비가 고장이 난다면 다른 함정의 것을 빼다가 정비하는 속칭 '돌려막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제조국에서 사와야 한다. 국산화율이 50%선에 불과하다는 것도 난제다. 미국의 경우 7천600t급 이지스함 1척을 운영하는데 연간 300억원의 운용유지비용을 쓰고 있다는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군과 우리 군이 보수체계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규모의 예산을 대입하기는 무리지만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해군이나 방위사업청 등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는데 들어간 연구개발비는 대략 1천억원 이상일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보통 우리 군이 연간 장비유지예산으로 개발비의 4%를 책정하고 있는 관행을 감안하면 세종대왕함의 연간 유비지용은 최소 40억원을 웃돌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특히 이지스구축함의 구성 요소 가운데 이지스전투체계를 운영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훈련하는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첨단기술이 총망라된 이지스전투체계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제작했기 때문에 장비운용 인력 등이 일정기간 미국의 제작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고가의 첨단장비를 고장낼까 두려워 장비에 섣불리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심리적인 압박이 크면 실제 작전이나 전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물론 장비운용 인력의 교육. 훈련체계 확립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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