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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통합논의와 후보단일화를 두고 전직 대통령이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하라"는 주문을 하는가 하면 그동안 잘 나가던 한나라당 사정도 복잡하게 꼬이기는 마찬가지다.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간섭하는 일은 분수에 맞지 않고, 그럴 능력도 없다"던 DJ가 27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방을 받고는 격렬하게 범여권의 안이한 상황인식을 질타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한나라당에 권력을 그냥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다. 특히 진보개혁 정권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이대로 앉아 있다가는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은 물론,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의중을 더욱 가감 없이 피력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같은 날 3선 중진인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대로 가면' 집권할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 때문에 지난 10년 간 형극의 길을 걸었는데 우리는 아직도 그 허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근거 없는 낙관론이 한나라당을 집단최면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제가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한나라당을 혁신해 집권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경선 합류로 당 경선은 양 강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다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의 맞붙는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그는 "'1등 국가'로 가기 위해 한국을 개조하고 내 자신이 '일꾼 대통령',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며 부문별 15대 공약을 제시했다. 우선 "재벌 총수가 상호출자를 통해 수십 개의 기업군 위에서 황제적 지위를 누리는 왜곡된 현실이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불허, 재벌상속에 대한 철저한 탈세감시를 통해 재벌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범국민적 사회대타협 기구를 출범시켜 '무파업의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해 성인 한 명이 한 주택만 갖게 하는 '성인 1인1주택 제도'와 함께 일명 '반값 아파트', '토지소유 상한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이 전 시장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1등 주자와 확실한 대립각을 세웠다. 그동안 친 이명박계로 분류됐던 홍 의원의 직접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 대권지형도 예측불허로 가고 있다. 원희룡, 고진화 의원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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