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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떠난 십여년에 청춘만 늙어…."
 울산출신 대중음악 작곡가 고복수의 노래 '타향살이'를 배경삼아 울산의 병영삼일운동 등 당시 서민들의 삶이 악극으로 되살아난다.

 

 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를 울산연극협회의 2006년 합동공연 작 '타향살이'(작/연출 박용하)에서.
 일제시대에 탄생한 악극은 노래와 춤, 희곡이 어우러지는 형식에 민족의 설움과 울분, 한을 담아내 20~5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서양연극에 밀려 자취를 감춘 장르. 최근 연극계가 잊혀져 가는 악극을 현대적으로 개발해 선보이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에 선보일 '타향살이'는 처음 무대에 올려지는 창작 악극으로 1920년대에서 1945년 해방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진행된다.
 악극 '타향살이'의 매력은 드라마적 갈등을 애잔하고 슬프게 끌고 가는 한편 음악과 춤 등으로 연희의 볼거리를 충분히 살려냈다는 점. 이와 함께 울산이라는 병영삼일만세운동이라는 역사적을 사실을 소재로 채용해 울산지역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주인공 용우는 일제시대 태화강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몰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도화골 은이와 사랑을 나눈다. 그러던 중 병영 삼일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독립군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용우는 그들의 시신을 황방산에 안치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만주로까지 떠나 독립운동을 펼치던 용우는 군자금 마련을 위해 고향 울산으로 돌아오다 해방을 맞는다.
 다시 고향에서 해후한 은이는 일본군에 의해 정신대로 끌려갔다가 정신병자 행세를 하고 있다. 결국 태화강으로 뛰어든 은이를 목놓아 부르는 용우의 슬픔이 시대적 아픔으로 상징되며 막이 내린다.  
 극의 줄거리로만 보면 애잔하고 슬프다. 그러나 인간 존재 사이에 놓여있는 납처럼 무거운 갈등을 카타르시스화 하는 것은 모두 연출가의 재간이다.
 희곡과 연출은 극단 울산의 대표 박용하, 음악감독은 정상수, 안무 길영경씨가 맡았으며, 배우 정재화, 이현철, 허은영, 안성균을 비롯 25명, 시립무용단, 빅밴드 등이 출연한다.
 희곡과 연출을 맡은 박용하씨는 "고복수의 삶을 통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되짚어보고 싶었다" 며 "암울한 시기에 민족을 위해 순국한 수많은 독립투사와 역사와 전통의 울산을 위해 노력하신 모든 분들께 이번 창작 악극을 헌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연극협회(회장 강만수)는 울산연극협회 소속 6개 극단 회원들과 울산 공연예술인들을 주축으로 연극 인구의 저변확대와 지역 연극활성화를 위해 해마다 합동공연을 진행돼 왔다.
 2003년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를 시작으로 2004년 마당놀이 '변강쇠뎐'2005년 정극 '이(爾)'를 합동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려 지역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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