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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지포라이터 카메라, 첩보원용 손목시계 카메라, 방아쇠를 당기면 사진이 찍히는 총 모양의 카메라, 어른 키 높이의 커다란 주름상자 카메라.
 세계적으로 희귀한 이런 카메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바로 남구 달동에 자리잡은 카페 '영상갤러리'.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는 기본, 사진 역사의 흐름까지 덤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규모 카메라 박물관이다.
 영상 갤러리박물관에 가면 총 300여 점의 카메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렌즈와 액세서리 등 카메라 관련 기자재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다. 이 모든 것을 사진을 취미로 즐기던 황하종(48) 대표가 15여 년에 걸쳐 수집했다.
 이처럼 황씨가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 물량은 국내에서 나주 동신대학내 박물관과 서울 봉천동 박물관 다음으로 3위 안에 든다.
 카메라를 "조물주가 만들어낸 위대한 마법의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황씨는 1990년부터 사진을 찍으면서 본격적으로 카메라 수집을 시작했고 해외여행을 가서도 꼭 그 나라에서 만든 카메라를 구해와야 직성이 풀릴 만큼 세계 각국의 카메라에 매료됐다.
 이후 한번 손에 들어온 카메라는 절대 되팔지 못하는 열혈 카메라 애호가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박물관까지 차리게 됐다고.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900년 프랑스산 목제 박스형 카메라. 일명 스튜디오 사진기.
 이 곳에서는 1900년부터 1950년까지 카메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희귀 카메라만 전시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제작된 카메라들과 전 세계 각 나라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카메라도 살펴볼 수 있다. 카메라렌즈를 통해 렌즈의 발달사도 살짝 맛볼 수 있다.
 이밖에도 1900년 제작되어 각국 스파이들이 몰래 갖고 다녔다는 스파이 카메라, 1950년 독일에서 제작된 손목시계형 카메라, 라이터형 카메라,만년필형 카메라 등 희귀한 미니카메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인터넷이나 전문서적 속의 추상적인 자료로만 접할 수 있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카메라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이 곳은 사진과 카메라의 발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할 장소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물론 공공기관에서 설립한 박물관보다는 그 규모가 작을지언정, 카메라를 진정으로 아끼는 수집가의 열정이 곳곳에 배어있는 영상갤러리는 사진 애호가들에게 '작지만 큰 열정이 담긴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편 영상갤러리는 지역 사진가들은 물론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전시공간을 확보,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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