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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소설가협회(회장 조돈만)의 무크지 '소설21세기' 창간호가 나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울산지역이라는 변방에서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그 첫마음은 1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시작은 소박했지만 결연했다고. 1997년 12월 1일 무정기 간행물 형태의 창간호에는 울산 소설가 11명의 창작소설 16편이 수록됐다. 550여쪽에 달하는 부피에 참여작가들의 열정을 모아 출발했다. 
 울산의 소설가들이 뜻을 모아 울산소설가협회라는 모임을 결성한 이후 3년만에 나온 결실이었다.
 이후 10권의 소설21세기를 펴내는 동안 무크지는 하나의 도전으로 통했고 그 도전의 결과물들은 지역의 또다른 소설가들과 독자들에게 지역 소설의 비전과 즐거움을 안겨줬다.
 그간의 세월을 김웅 초대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중앙에서도 감히 만들기 힘든 창작집을 10년동안 한 해도거르지 않고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다는 사실은 울산소설의 미래와 한국소설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십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각자의 사정으로 울산을 떠났거나 창작생활을 접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젊고 재기발랄한 신진작가들이 소설21세기에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여성 회원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청구문학상·신라문학상으로 등단, 첫 창작집 '그 겨울의 우화'를 낸 권비영씨와 시인이면서 한맥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박마리씨. 또 한국소설가협회를 통해 등단한 윤혜령과 다른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김순영, 박선영씨 등도 소설21세기 새로운 식구로 합류했다.
 
 10년을 거쳐 오는 동안 소설21세기는 대내외 문단에 그 저력을 과시하면서 지역 문단의 뚝심을 재는 바로미터로 자리 잡았다. 또한 전국의 소설가들의 주목을 끌며 지역소설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이에 대해 조돈만 현 회장은 "문학의 위기, 영상의 범람 등으로 갈수록 소설쓰기가 어려운 세태"라면서도 "참신한 소설을 빚어내어 잃어버린 독자들을 되찾는데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소설 21세기는 영상미디어가 넘치는 21C에 지역 소설이라는 취약점을 털고 소설의 새지평을 열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김웅씨는 "변방에서 오직 치열한 작가정신 하나로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소설21세기 동인들은 불퇴의 각오로 소설창작에 임할 것이고 그 결과는 먼훗날 소설21세기 30년사 또는 50년사에서 밝혀지고 검증될 터"라 동인들의 마음을 전했다.
 최근 발간된 제10호 '소설21세기'에는 9명의 울산소설가협회원들이 열정을 쏟은 창작소설 9편이 실렸다. 거기다 초대회장이었던 김웅씨와 강호삼 소설가가 되돌아본 소설21세기 10년의 세월이 담겨있다.
 조돈만의 모가지타령, 김웅의 WTO Kills Farmer, 이충호의 그 날 그 일몰, 김옥곤의 목사와 고양이, 박종관의 영산홍, 이양훈의 깊고 깊은 동해나라, 권비영의 쓸쓸한 모노드라마, 박마리의 내 아내 빌라도리스, 윤혜령의 미찌 고모의 빠스카 등이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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