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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효 운강고미술관장이 3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운강고미술관에서 전시된 유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에도 고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생겼다.
 최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가지산 자락에 148㎡ 남짓한 작은 고미술품을 전시하는 운강고미술관을 연 장광효(52) 관장.
 그는 "흉노족 출신인 울산지역의 김씨계가 경주로 이동해 신라의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미술관을 열게 됐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특히 장 관장은 "4세기 이전 삼한시대 진한의 중심은 경주가 아닌 울산 태화강 일대였다. 그 중심세력이었던 김씨계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에서 남하한 흉노족이었다"며 "두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의 형태가 거의 똑같을 정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이 그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운강고미술관에는 울주군 웅촌면과 두동면, 경북 경주시 외동읍과 내남면 등에서 출토된 토기 등 고대유물 6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 가운데 장 관장은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와 웅촌 대대리에서 발견된 닭모양 토기와 소뿔 형태의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들 유물에 대해 장 관장은 "멀리 떨어진 두 지역에서 각각 출토된 유물의 형태가 이처럼 빼닮았다는 사실은 흉노족이 한족의 토벌을 피해 한반도 남쪽으로 내려와 정착했다는 증거"라며 "태화강에 근거를 둔 이들 김씨계관 현 울주군 웅촌과 남창, 온산, 양산 통도사에 이르는 영역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한 울산지역은 삼한시대부터 달천 광산에서 철을 채굴해 철기를 생산했으며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 덕분에 이를 수출하고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도 편했으리라는 것이 정 관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서경잡기(西京雜記) 등 중국 역사서들을 보면 흉노족 황제의 부인을 가리켜 '알지'라 불렀다는 기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며 "신라 설화에 나오는 인물인 김알지(金閼智)는 남하한 흉노족들이 자신들의 고귀한 혈통을 강조하기 위해 가공해 낸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 관장은 "이들은 서기 3세기경 진한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며 낙랑과 가야 등 인접국들과 지속적인 교역활동을 벌였을 것"이라며 "인접국들이 멸망하자 이들은 '태화강 시대'를 끝내고 내륙인 경주 반월성 주변으로 이동해 신라의 주역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에서 고미술관을 연 장 관장은 88 올림픽을 앞두고 부산에 제산민속관을 세운 제산(齊山) 장두성 선생의 조카로 1988년까지 이 민속관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개인적으로 고대사를 연구해오다 경주민족사관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이 경주가 아닌 울산 등지에서 출토됐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끼고 그 역사적 의미를 캐는 데 몰두해 왔다.  최인식기자 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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