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적으로 건강해진 태화강에는 수많은 수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 수생생물들은 풍부한 먹잇감이 돼 물고기들은 물론 각종 새들을 불러모았다. 태화강 하류는 까마귀 등 수많은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고, 여름철 태화강 어느 곳을 가더라도 왜가리 등의 날개짓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울산은 기후와 지리적으로 조류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울산은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이 13.78℃로 최저기온 -12.9℃에서 최고기온 38.6℃, 연평균강우량은 1,290㎜다. 특히 기후대상 난온대 계절풍 기후대와 대륙동안 기후대에 속해있고, 대한해협과 접해있어 해안성기후대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온화하여 철새들의 번식지및 월동지로 매우 적합한 위치다.
 또 대륙에서 돌출한 반도부 끝에 위치해 대양을 건너서 오가는 철새들의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태화강을 비롯한 각 지천들의 길이가 짧은 편이지만 사연호, 대암호를 비롯 최근에 담수를 시작한 대곡댐 등이 조류들의 좋은 서식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화강에서 서식하는 조류는 얼마나 될까?
 지난 2004년 울산경실련 환경지기단이 4년여 동안 태화강 탐사를 통해 제작한 '태화강 생태지도'에 따르면 100리 태화강에는 매년 1월에서 3월 사이 동절기에만 60종 5만1,200여 마리의 각종 새가 찾아 든다.
 조류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은 강 하류인 울산항 방사보에서 명촌교에 이르는 지역으로 모두 23종이 발견됐다.
 종류별로는 잠수성오리류(29.6%)와 갈매기류(28.7%)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개별 조류로는 흰죽지(26%)와 붉은부리갈매기(24%)가 가장 많았고, 민물가마우지(6.7%) 청둥오리(5.5%) 등이 다음을 차지했다.
 또 천연기념물인 고니, 원앙,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4종류 543마리나 발견됐다.
 지난해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발간한 '태화강의 새'(대표저자 이종남)자료집에는 울산지역의 수계(강과 저수지및 해안연안부 포함)에서 기록된 조류는 13목 32과 120종류라고 밝히고 있다. 120종류의 조류 중에는 아비목, 논병아리목, 사다새목, 황새목, 기러기목, 두루미목, 도요목, 칼새목, 파랑새목, 물까마귀 등 13목이다.
 이중 도요목에 속하는 것이 31종(25.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참새목 28종(23.3%), 기러기목 24종(20.0%), 황새목과 매목에 속하는 것이 9종(15%), 두루미목 4종(3.3%)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동유형별로 분류해 놓은 자료를 보면 태화강 등 지역에서 번식하는 텃새가 29종(24.2%), 철새는 90종(75%), 나머지는 1종은 미조(길잃은 새)였다. 텃새 중 울산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새'가 53종(44.2%)로 가장 많고, 여름새는 20종(16.7%), 나그네 새는 17종(14.2%)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료집에서는 울산지역에서 발견된 법적보호종 중 천연기념물로는 고니, 큰고니,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흑두루미, 흰꼬리수리, 새매, 잿빛 개구리매, 매, 황조롱이, 흑기러기, 원앙등 12종이었다. 또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종으로는 노랑부리저어새, 흰꼬리수리, 매 등 3종이고 멸종위기2급 종은 큰고니, 흑기러기, 쇠황조롱이, 재두루미, 알락꼬리마도요, 흰목물떼새 등 14종이 발견된다고 했다.
 태화강은 한때 정치망, 어구등을 통한 무분별한 어로행위와 태화강 오염, 강변 정비사업, 강변도로 차량의 불빛과 소음 등의 환경여건에 따라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태화강의 수질이 개선되고 태화강 곳곳에 모래톱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새들의 서식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때문에 각 환경단체에서 시도하는 탐조여행도 시민들에게 색다른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다양하게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태화강과 동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모래섬과 새들의 번식처가 될 수 있는 갈대숲이 울창한 이 곳에서는 청둥오리, 쇠오리 등의 오리류와 재갈매기, 괭이갈매기 등 갈매기류, 가마우지류, 왜가리 등을 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황조롱이, 새매, 재두리미와 같은 희귀새도 관찰할 수 있다. 태화강 생태공원도 겨울철 까마귀떼를 비롯 여름철에는 중대백로, 황로, 왜가리, 해오라기 등을 볼수 있다.
 새들 때문에 시민들이 겪는 불편도 있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3년부터 해마다 10월말 서식지인 시베리아 등지에서 최대 6만마리의 까마귀떼가 먹잇감을 찾아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 등에 날아오고 있다. 먹이사냥을 마친 까마귀들이 해질녘 전봇대와 전깃줄에 앉은 뒤 배설물을 마구 쏟아내 주택과 도로 등을 더럽히는 경우도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관계자는 "새들이 주는 이런 불편과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고 일축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하지 않은 강에는 새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조류들이 지속적으로 울산을 찾아 올 수 있도록 생태 환경 보존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글:강정원기자·사진:사진부자료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