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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울산인들의 삶의 흔적들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울산은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와 연접한 도시여서 각 시대별 문화자산이 풍부하다.
 특히 울산은 청동기 문화의 보고라고 할 만큼 고대 매장 문화재가 다량 발굴되고 있고, 신라와 고려, 조선 시대 선인들의 흔적도 많다.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에서 부터 석남사 부도와 태화사지 십이지상부도 등 울산을 대표하는 유적이 태화강 유역에 위치하고 있다.
 태화강이 태생시킨 태화루 역시 울산시민들의 정서 속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역사적 유물이다. 그동안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었던 울산에는 시립박물관 등 울산의 정체성을 대변해 줄 박물관 잇따라 건립된다.
 특히 태화강 지천에도 울산암각화전시관과 울산대곡박물관이 들어서고, 영남 3루 중의 하나였던 태화루가 복원된다.

 

▼ 다시 태어나는 태화루…2011년까지 412억 투입
 
 태화강을 따라 산재해 있는 유적 중 태화루는 울산의 전통과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해 줄수 있는 유적으로 손꼽힌다. 태화루는 태화사와 함께 신라 선덕여왕(643년) 때 자장에 의해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에 의하면 태화루는 1401년과 1485년 중건되었다가 임진왜란 중 소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토사학자들은 현재 남아있는 기록들을 근거로 중구 태화동 태화강 용금소 위 로얄예식장 자리에 태화루가 있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울산시는 이 태화루를 오는 2011년까지 모두 4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복원하기로 하고 현재 편입부지 보상 협의와 함께 2차 물건조사와 감정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루를 단일 누각이 아닌 '복합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태화루 부지를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의 중심 축으로 해 시민들에게 향후 1,500년을 이어나갈 품격있는 문화공간과 생활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태화루는 울산과 가까이 있으면서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누각인 영남루를 참고해 지어진다. 현재 구상중인 태화루는 폭 15.3m, 깊이 10.8m, 높이 13.4m 규모다. 현재 태화교 북단에 있는 교통초소 위치에는 홍교를 만들고 이 다리를 통과하는 산책로를 구상 중이다. 태화루의 서편에는 고증에 따라 울산도호부의 사직단을 복원해 전통계승과 시민교육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용두바위 위에 기우제단을 복원하고, 로얄예식장 주차장 부지에는 시민들의 휴식과 놀이, 각종 행사를 위한 '태화마당'을 조성한다. 이밖에 울산 8경과 8영 시비, 태화나루 복원, 산책로 개설도 함께 해 시민들에게 재미와 정취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 선사문화의 정수 암각화 전시관…올 연말께 오픈
 
 태화강 상류에는 울산의 자랑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소재로 한 '울산암각화 전시관'이 빠르면 올 연말께 문을 연다.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세워지는 이 전시관은 울산시가 모두 75억여원을 투입하는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의 친환경 건축물이다. 이 전시관에는 인근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의 실물모형과 함께 세계의 암각화 등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에게 암각화 체험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발원지인 탑샘골에서 시작되는 대곡천에 있는 바위그림이다. 이들 바위 그림은 일상과 떨어진 별도의 공간에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그림이 표현되어 있다.
 전시관에는 두 암각화를 도입 부문에 연출하는 한편 바위그림의 의미와 가치, 한국 바위그림의 특징, 세계 바위그림의 분포 현황과 특징, 바위그림의 변천사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위층과 연결되는 계단에는 지난 1983년 충북 청원군 노현리 흥수골에서 나온 어린이의 뼈를 복원해 놓을 예정이다. 체험공간에는 반구대와 천전리각석 바위그림 되살리기, 선사인과의 대화, 어린이 체험실 등의 코너를 갖춰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 대곡댐 유물을 한 눈에…수몰유물 200여점 전시
 
 이밖에 태화강 상류 대곡댐을 건설하면서 발견된 각종 유물들을 전시할 울산대곡박물관도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대곡댐 아래에 내년 7월께 문을 연다. 대곡댐 전시관은 한국수자원공사가 58억원의 사업비를 부담 했으며, 1,400평의 부지에 연면적 500평 규모다.
 이 박물관에는 대곡댐 수몰부지에서 발굴된 유물 16,000점 가운데 엄선된 200여점 가량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될 유물 중에는 신라시대의 오리문양토기 4점을 비롯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고분이 사진이나 모형으로 전시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대곡천 주변에서 청동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살았던 사람들의 분묘와 주거지가 밀집된 하삼정유적이다. 하삼정유적의 고분은 한반도에서 가장 밀집된 것으로 석곽묘등  형태도 다양하다. 수몰 전 이곳에서 확보한 대표적 묘제가 전시관 실내외에 전시될 예정이다.
 또 철, 숯가마, 도요지 등 조선시대 생산 시설들도 많이 발굴돼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반계구곡, 백련구곡 등과 관련한 여러 문화적 요소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어서 울산의 대표적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강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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