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역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1,400여명.
 한국남성과 결혼하면서 울산에 정착하게 된 이들은 한국말이 서툴러 남편과 대화가 통하지 않고 자녀 교육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녀들까지 제 때 말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학습저하, 정서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외국인여성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울산지역 곳곳에서 한글과 문법을 가르쳐 주는 한국어 교실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울산여성회관도 지난 10월부터 지역 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한국어교실을 신설하고 매주 화요일, 목요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초급, 중급반과 중국어반, 몽골반 등 4개 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20여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말 깨치기에 열심이다.
 이들은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가족 간에 대화가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에 오면서 한국말을 처음 접한 이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알아듣기는 해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는 어렵기 때문.
 하지만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남편, 시댁식구들과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없어 더욱 화목한 결혼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중국어반 서보화(35, 중구 반구1동)씨는 "한국어교실에 오기 전에는 아는 단어로만 대화하면서 뜻이 잘 통하지 않아 답답했다"며 "요즘은 문장을 만들어 말을 할 수 있어서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 중급반 팜티박(24, 태화동) 씨도 "남편이 권유해 한국어교실에 다니게 됐는데 조금씩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니까 남편이 너무 좋아한다"며 "문법이 어렵긴 하지만 남편과 사이가 더 좋아져 더욱 열심히 한국어교실에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인 이유는 또 있다. 한국어교실에 나오면서 향수병을 달랠 수 있기 때문.
 베트남 중급반 보빚휘엔(25, 중구 학성동)씨는 "울산에 온 지 1년이 됐지만 말이 안 통하다보니 친구를 사귈 수 없어 외로웠다"며 "한국어 교실에서 베트남 친구들을 만나 모국어로 편하게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교실은 한국어수업을 듣는 결혼이주여성들은 물론 수업을 하고 있는 강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한국어의 새로운 면과 과학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기 때문.
 이숙경 강사는 "이주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이해가 가지 않거나 의문이 생기는 사항에 대해 물어오기도 한다"며 "그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각 나라의 문화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접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막연하게 느껴졌던 한글의 과학성이나 우수성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어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는 소중한 체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손유미기자·사진=반웅규기자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