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종이 운다
영축산 노을의 끝자락
우… 밀어내는 쉼표.
장삼자락 흔들, 법고 연주가 끝나면
지옥을 파하고
중생을 구하는 은은한 울림이 산자락을 건드린다
겨울 산사
마른 잎새가 낮은 음계에 들썩이면
목어가 울고
목어의 안광이 번쩍 청동 운판을 때린다
바보처럼 살거라…
열반한 경봉 큰스님 말씀이 청동 운판을 타고 흐르면
일만오천근 범종이
이윽고 마지막 햇살을 뱉는다.
웅… 심금을 후리는 마침표.
영축산 도량을 돌던 종소리가
천천히
그러나 느리지 않게 법문을 연다.
글=김락현기자 rhkim@  사진=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