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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2040년 2월5일 일요일. 날씨 맑음.
 서재에 켜켜이 꽂혀진 학창시절 졸업앨범을 뒤적이다
 초등학교 졸업앨범 사이에 끼여 있던
 꼬깃꼬깃하게 접힌 빛바랜 종이가 툭 떨어졌다.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을 마무리하며
 어머니가 나에게 남긴 편지.
 철 모르는 어린 딸이
 "아빠, 이번 설날에는 새뱃돈 얼마 줄 거야?" 보채면
 "이 녀석아, 아빠는 말이야 너만 할 때에…"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어린 딸은 "에이, 아빠는 또 '그 때' 얘기야?"하며 볼멘소리를 한다.
 30년 전, 어머니도 나와 같은 마음이셨을까?
 어머니가 쓰신 2010년 2월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며
 2040년 2월, 오늘에서야 나는 비로소
 어머니의 '그 때'를 알 것 같다.
 글=윤수은기자 usyse@ 사진=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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