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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구 태화방직 폐건물내 유해 환경오염물질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장마철 빗물과 함께 동천강으로 유입되고 있다. 사진은 폐주물사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태화방직 내 공장.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울산시의 '동천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핵심지역인 동천강 상류 시경계 인근인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구 태화방직 폐건물내에 수천톤의 유해 환경오염물질이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주시의 안일한 대처로 15년 동안이나 방치되면서 유독성 화학물질로 추정되는 침출수 등이 장마철 빗물과 함께 그대로 동천강으로 유입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구 태화방직㈜ 28만8,000㎡의 부지는 지난 96년 2월 이 회사가 부도처리된 후 15년여간 방치되고 있다. 부도후 지난 2002년 10월 경매를 통해 한국자산관리공사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다시 2003년 2월 안성주택산업㈜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4년여간의 법정다툼이 있는 등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안성주택은 2008년 2월께 대법원의 최종판결로 승소했고, 올해 3월께 ㈜부영주택에게 소유권을 팔았다.

   
▲ 태화방직 부지에 내에 버려진 석유타르. 비만 오면 자연스럽게 동천강으로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법정공방 과정에서 이 공장내 각종 폐기물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공장은 울산 북구를 관통해 태화강 하류로 유입되는 동천강과 인접해 있어 공장 부지 내 오염물질이 빗물을 타고 동천강 등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이날 현장 확인결과 일부 공장 내에는 수천여톤의 폐기물과 각종 건축폐자재, 심지어 유독성 화학물질까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더미로 쌓여 있는 폐주물사는 주물작업 과정에서 사용된 후 남은 찌꺼기로 구리, 수은 등 유해 금속 성분이 많아 토양 수질 오염은 물론, 악취 발생으로 환경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
 이들 폐주물사는 지붕이 덮인 장소에 보관되고 있지만 장기간 방치로 지붕 곳곳이 무너져 내려 빗물을 타고 밖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빗물에 흘러내린 폐주물사가 고인 한 웅덩이에는 하얀 거품이 일고 있는 등 한눈에 봐도 독성물질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또 유류저장탱크는 장기간 방치로 인해 녹슨 상태였고, 이곳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기름으로 인근 토양은 검게 변해 있었다.  이 곳에서 나오는 침출수도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동천강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 15년째 방치되고 있는 방염제(FLAMEGARD 5518)가 새어나와 바닥이 흥건하다.


 더구나 염색공장 내 유독성 물질이 처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사용하던 각종 화공약품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유독물질의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현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유독물질의 누수에 따른 토양과 동천강 오염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주민 김모씨(46)는 "비 오는 날이면 배출원인자가 불분명한 검은 색깔의 물이 개천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유독물질과 각종 폐기물이 산적해 있는 이들 사업장에 대해 관할 행정기관인 경주시는 실태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소송과정에서 당사자가 불분명해 행정명령을 내릴 수가 없었고, 지난 2007년께 폐주물사에 대해 성분검사를 했으나 특별한 유해물질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폐주물사에 대한 조치명령을 하고 있으며, 화공약품 등 유독물질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재필기자 uscjp@ 윤수은기자 usy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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