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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만톤의 유해 폐주물사가 무단 적치되어 있는 구 태화방직 내의 한 공장 건물. 지붕이 노출된 건물 입구에는 차량이 드나든 선명한 타이어 자국이 있어 최근까지 불법적치등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짙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구 태화방직㈜ 공장 내에 각종 유해환경오염물질이 15년여간 방치된 것은 폐기물처리업체의 부도덕성과 관할 행정기관들의 무관심, 무사안일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때문에 본보의 보도를 접한 지역 환경단체들은 태화방직 내 폐기물 현황과 동천강 유입 실태 등을 파악한 후 관련 기관과 업체를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990년 금아산업 폐주물사 적치 후 경주시와 마찰
권리의무 승계 새업체 처리요구에 모르는 일 묵살
온산공단 이전불구 최근 폐기물 추가 적치 흔적도
환경단체 오염 실태조사후 고발 등 강경 대응키로

 15일 울산시와 경주시, (사)환경보호협의회 등에 따르면 이 공장 내에 폐주물사가 적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8월부터다.
 폐주물사 등을 처리하는 업체인 금아산업(2001년께 코리아리사이클링㈜으로 사명이 바뀜)은 당시 경주시에 폐기물처리업체로 등록한 뒤 일부 공장 건물에 울산 등지에서 수거한 폐주물사를 보관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폐기물보관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경주시로부터 조치명령을 받았고, 이 업체는 보관하고 있는 주물사가 폐기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복해 소송을 진행했다. 결국 지난 2007년 11월에 가서야 대법원이 이들 물질을 폐기물로 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3차례의 조치명령 불이행으로 경찰에 3차례 고발조치 되고, 현재도 조치명령을 받았으나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
 당시 폐주물사를 적치한 금아산업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코리아리사이클링은 금아산업의 문제이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처리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추정된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2001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에 회사를 이전한 뒤, 올해 4월 울산시가 추진하는 '폐주물사 등 무기성폐기물 재이용 자원화 사업' 지정업체로 선정되는 등 여전히 폐주물사 수거업무를 하고 있어 추가 적치도 의심 받고 있다.
 실제 폐주물사가 적치된 일부 공장 입구에는 최근까지 드나든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트럭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폐기물업체가 배짱을 부리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행정편의주의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주시는 문제가 불거진 폐주물사 처리에 대해서만 실태를 파악하고 있을 뿐, 태화방직 내 방치되고 있는 화공약품 등 각종 유해환경오염물질에 대해서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강제이행명령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고, 뒤늦게 토지소유주인 ㈜부영주택 측에 대한 조치명령을 검토하는 등 뒷북 행정을 펼치고 있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태화방직 부지 전체가 폐기물 야적장으로 변해가고 있는데도 울산시는 관할 행정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다, 보도가 나가자 경주시에 이들 오염물질에 대한 처리 협조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들은 동천강 오염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사)환경보호협의회는 이날 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구 태화방직 폐공장에 산더미로 쌓여 있는 폐주물사 등 태화방직 내 폐기물 현황을 파악하고, 동천강 유입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협의회는 다음 주 내로 울산지검에 경주시와 토지소유자인 ㈜부영주택 등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최재필기자 uscjp@  윤수은기자 usy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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