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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전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구어중소기업공단 내 세탁물처리업체인 주)경남사에서 벙커C유가 인근 소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18일 구어중소기업공단 내 소하천에 벙커C유가 유출돼 흡착포 등으로 방제작업 중이다. 이창균기자 photo@

구어공단 세탁물처리업체 부주의로 발생 
경주시 늑장대처 울산시 관할 핑계로 방관
방제작업전 상당량 이미 동천강으로 흘러
자치단체 연계 수질관리협의체 구성 시급


동천강 상류인 경주 외동 공단에서 벙커C유 수백리터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경주시는 늑장 대처로 일관해 태화강 상류의 오염을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 하천 수계관리의 연계대처가 절실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경주 외동공단 일대에 무분별하게 조성되고 있는 공장들이 동천강 오염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본보의 지적(7월 1일자 1면 등)이 현실화된 것으로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 경주시 2시간 지난 다음에야  출동 방제 시작

18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8시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구어중소기업공단 내 세탁물처리업체인 ㈜경남사에서 벙커C유 500여 리터가 인근 소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이 업체가 보일러용 벙커C유를 주탱크에서 보조탱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작업자의 부주의로 기름이 넘치면서 일어났다.

   
 

 그러나 경주시는 사고 발생한 후 1시간 40분 뒤에서야 직원 등 30여명의 인력과 흡착포, 오일펜스 등을 투입해 방제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집중적인 방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 방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기름이 유출된 이 소하천은 동천강과 곧바로 연결돼 있는데다 최근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 이틀동안 대량의 기름이 그대로 동천강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 이날 현장확인 결과 1.5㎞ 길이의 하천 곳곳에는 흙이 기름과 뒤범벅돼 시커멓게 변했고, 설치된 오일펜스와 흡착포 사이로 기름 찌꺼기가 동천강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 울산시 관할아니다 '나몰라라'

이처럼 경주시 인근 공장들의 관리 부실에 따른 동천강 오염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울산시는 관할 행정구역이 다르다며 방치하고 있는 등 지자체의 관리감독이나 예방조치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동천강이 수질오염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 환경단체들은 동천강 오염방지를 위해 지자체간 협의체 구성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건호 (사)환경보호협의회 사무국장은 "환경을 보호하는 데는 행정구역이 없다"며 "동천강 수질오염 예방을 위해서는 엄격한 규제와 관리감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울산신문에서 기획보도해 제안한 '동천강수질관리협의체' 구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이어 "울산시는 수백억원의 예산을 동천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하는데 상류지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시는 적극적 태도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울산시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은 지자체간 관할 구역 등 문제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최재필기자 us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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